매일신문

아무도 모르게 600억 꿀꺽한 우리은행 직원 "한 푼도 안 남았다"

상식적으로 자금 관리 체계가 가장 엄격해야 할 시중은행에서 이례적으로 600억원대의 대형 횡령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사진은 28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연합뉴스
상식적으로 자금 관리 체계가 가장 엄격해야 할 시중은행에서 이례적으로 600억원대의 대형 횡령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사진은 28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연합뉴스

우리은행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6년간 600억원에 달하는 돈을 빼돌린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가운데 횡령한 금액이 단 한푼도 남아있지 않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금융권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30분쯤 우리은행 직원 A씨가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직접 자수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횡령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A씨는 2012∼2018년 6년간 세 차례에 걸쳐 회사자금 600억원을 개인 계좌로 인출하는 등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우리은행 공시에 따르면 우리은행에서 미상의 계좌로 빠져나간 돈은 614억5천214만6천원(잠정)으로, 2012년 10월 12일, 2015년 9월 25일, 2018년 6월 11일이었다.

A씨는 10년 넘게 우리은행에서 재직한 직원으로 구조 개선이 필요한 기업을 관리하는 기업개선부에서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횡령금은 옛 대우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하려던 이란 가전업체 엔텍합으로부터 몰수한 계약금의 일부로 추정된다. 우리은행은 당시 매각을 주관한 바 있다.

A씨는 "이란 기업으로부터 받은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관련 계약금 578억원 전액을 세 차례에 걸쳐 빼냈으며 단 한 푼도 남아있지 않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파이낸셜뉴스가 보도했다.

우리은행은 전날 내부 감사를 통해 직원의 수백억원대 횡령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은 전날 우리은행 측으로부터 사고 사실에 대한 보고를 받았으며, 사안의 시급성과 중대성 등을 고려해 이날 서울 중구 소재 우리은행 본사에 대한 수시검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횡령한 돈을 어디에 썼는지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며, 이르면 29일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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