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돈 되기 전에 포기하는 사람이 있다. '조금 해봤더니 안되네' '역시 해도 안되는구나'라며 자책한다. 다른 일을 찾아본다. 또 안된다. 그 짓을 반복한다.
나는 '임계점'이라는 단어를 몸으로 배웠다. 창업 후 내가 경험해 본 말이기 때문이다. 창업 5년까지는 오늘 망하든 내일 망하든 이상할 것이 없는 회사였다. 모든 스타트업이 그렇듯 나 역시 시한부 인생을 살았다. 중요한 건 망할 뻔한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다.
'망할 때 망하더라도 광고나 실컷 만들어보고 죽자'
이런 생각으로 버텼다. 일이 없어도 광고를 계속 만들었다. 창업 5년 후, 그것이 큰 자산이 되었다. 일을 굉장히 많이 한 회사처럼 보인 것이다. 일이 없을 때 일을 만들어서 한 덕분이었다. 실력 향상은 덤으로 따라왔다.
'포기할까?'
이런 생각이 나를 괴롭혔다. 5년이 되기 전엔 말이다. 포기하면 당장이 편하다. 도전해본 것이 어디냐고 위안 삼을 수 도 있다. 어찌 되었든 우리는 5년을 버텼다. 마땅한 대안이 없어서 버틴 것일 수도 있지만.
5년 후, 상황은 달라졌다. 그동안 쌓인 광고주들이 다시 우리를 찾아주었다. 우리가 만든 광고들이 소문이 나며 새로운 클라이언트도 유치하게 되었다. 버티니 조금씩 이름도 나기 시작했다.
"이거 너희가 만든 광고지?"
왠지 너희 회사 스타일이라며 지인들이 전화를 주기 시작했다. 그런 전화가 더욱 잦아졌다. 자연스럽게 영업 걱정을 덜게 되었다. 알아서 고객이 찾아와 주셨다. 5년 전, 포기했다면 누릴 수 없는 영광이었다. 책 페이지를 끝까지 넘겨보지 않으면 읽을 수 없는 축복들이었다.
2. 심지어 까치도 우리를 찾는 손님이었다. 어느 날인가부터 나뭇가지를 입에 물고 찾아왔다. 알고 보니 우리 회사 간판 위에 둥지를 짓고 있었다. '저게 되나' 싶었다. 간판 면적이 너무 좁고 바람도 강하기 때문이다. 나뭇가지가 버틸만한 공간이 아니었다. 그런데 웬걸, 아름다운 곡선의 집이 지어져 있었다. '저게 되는구나'라는 생각으로 퇴근하는 길이었다. 밖을 나서며 나는 뭉클한 장면을 보게 된다. 1층 바닥에 무수히 많은 나뭇가지가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 알고 보니 그 나뭇가지들은 까치의 실패작들이었다. 둥지를 지으려 나뭇가지를 놓으면 떨어지고 바람에 날려 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까치는 포기하지 않았던 것이다. 집 하나를 짓기 위해 무수한 실패를 감내했다. 임계점에 도달할 때까지 말이다. 부끄러웠다. 까치도 저렇게 눈에 보이지 않는 임계점을 쫓아 사는데. 우리는 너무 쉽게 포기해버린다.
3. 인사이트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in(안)과 sight(보다)라는 뜻인데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능력이란 뜻일 거다. 우리 삶에 있어서 인사이트가 얼마나 중요한지 매일 깨닫게 된다. '인사이트는 타고나는 거지' '나는 지식이 부족해 인사이트가 없어'라고 생각하는가? 나 역시 그랬지만 하다 보면 몸으로 터득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자신이 부족하다면 무엇이라고 시작해라. 그리고 그것을 계속하여라. 나이키 슬로건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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