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전국동시지방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더불어민주당 출마자들이 잘 안 보인다. 국민의힘에서는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인식에 따라 과열 경쟁 양상이 빚어지는 반면, 민주당은 단체장·지방의원 선거 할 것 없이 출마자 기근에 허덕이고 있다. 4년 전과 비교해 봐도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의 지역 내 존재감은 현격히 떨어진다. 특정 정당(국민의힘) 편중 현상이 너무나 심각해 지방자치 위기를 걱정해야 할 지경이다.
28일 현재 대구의 8개 기초단체장 선거구 가운데 민주당이 후보 공천을 확정했거나 공천 심사 중인 곳은 4곳에 불과하다. 경북은 더 심각해 23개 기초단체장 선거구 가운데 무려 19곳에서 민주당 출마자가 없다. 광역의원도 사정은 매한가지다. 민주당은 대구 29개 선거구 가운데 26곳, 경북 55개 선거구 가운데 49곳에서 출마 희망자를 구하지 못했다.
기초의원의 경우 민주당에서는 대구 76명, 경북 96명이 공천을 신청했지만 이 역시 대구경북 기초의원 정족수(대구 105명, 경북 251명)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기초의원 선거는 중대선거구제이기에 이 정도나마 민주당 후보자가 나오는 것일 뿐 소선거구제였다면 광역의원 선거와 양상이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대구경북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만 보이고 민주당 후보 구인난이 심각한 것은 큰 문제다. 정치세력 편중이 유권자들의 선택을 원천적으로 제한해 정치적 다양성을 훼손하기 때문이다. 정치세력 간 경쟁을 통해 유능한 정치 일꾼을 키워 나가는 토양도 척박하게 만든다. 이대로라면 대구경북에서는 '협치와 견제' 두 바퀴로 굴러가기 어려운 반쪽짜리 지방자치가 고착화될 수밖에 없다.
이의 가장 큰 책임은 민주당에 있다. 선거에서 표가 잘 안 나온다는 이유로 민주당은 대구경북 정치 일꾼을 키우는 데 무관심했다. 지역 발전을 위한 공 들이기 측면에서도 TK를 내팽개쳤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대구경북 유권자들의 특정 정당 편애도 생각해 볼 요소다. 선거에 나와 봤자 당선은커녕 선거비 보전을 위한 득표율조차 기약할 수 없는데 어느 누가 민주당 간판을 달고 지방정치 무대에 뛰어들겠는가. 정치적 '동종 교배'는 지역에 결코 이로울 수 없다. 그 피해는 지역민들에게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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