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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구 유흥주점 30여곳, 1일부터 문 닫는 사연은?

"'보도방' 유흥종사자 공급비용 일방적 인상, 횡포 심해"
1분만 초과해도 2시간 비용 받아가, 반발하면 인력 공급 중단 엄포
4일부터 대구경찰청, 수성경찰서 앞에서 집회 열고 규탄

대구의 한 유흥업소 내부 사진.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매일신문DB
대구의 한 유흥업소 내부 사진.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매일신문DB

대구 수성구 일대 유흥주점 30여곳이 1일부터 무기한 문을 닫는 '동맹휴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른바 '보도방' 업주들이 일방적으로 유흥접객원 공급 비용을 대폭 인상하고 유흥업소에 불리한 여러 규칙을 강요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유흥음식점중앙회 대구수성지회 소속 업체 30여곳은 이달 1일 밤부터 가게 문을 닫고 대구시내 40여개 보도방 업주들이 뭉친 조직인 모 연합회에 대한 규탄 집회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수성구 일대 유흥업소 관계자들은 최근 보도방 업주들의 횡포가 도를 넘었다고 주장했다. 황금동의 한 유흥업소 업주 A씨는 "영업시간 제한이 해제된 지난 18일부터 '보도' 단가가 2시간당 11만원에서 13만원으로 2만원 올랐다"며 "기본 시간인 2시간을 단 1분이라도 초과하면 다시 2시간 금액을 추가로 청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보도방은 특정 유흥주점에 소속되지 않고 수요에 따라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보조도우미' 유흥접객원을 공급하는 일종의 직업소개소다. 유흥업소 업주들에 따르면 특정 연합회에 소속된 보도방 업체가 40곳이 넘어 다른 대안을 찾기도 쉽지 않다.

연합회에 소속되지 않은 다른 보도방과 거래하거나 가게에 전속직원을 두는 유흥업소에도 인력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등 우월적 지위를 활용해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것이다.

A씨는 "업주들이 반발하자 인력 공급을 끊겠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대화로는 합의점을 못 찾을 상황"이라며 "코로나 때문에 2년 넘게 장사를 못하고 고생을 했는데 문을 열자마자 가격을 올리면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은 보도방 연합회에 맞서 수성경찰서에 이들의 불법행위를 수사해달라는 진정서를 제출하는 한편, 4일부터는 대구경찰청과 수성경찰서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기로 했다. 이들의 진정서에는 연합회 측이 유흥음식점 허가 없이 영업하는 노래연습장, 단란주점 등에 유흥접객원을 공급해 업태를 위반하고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한국유흥음식점중앙회 수성지회 회장 B씨는 "우선 수성구에서부터 동맹휴업을 시작하지만 달서구, 동구, 남구 등 대구 다른 지역도 사정이 비슷한 것으로 알고 있다. 문제를 공론화해 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보도방 연합회 한 관계자는 매일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취재진에게 전할 말은 없다"며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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