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尹정부 지방권력 장악에 TK 균열이 걸림돌 될 수도

지선 공천 파동에 국힘 이탈 확산…여소야대 정국 실감하는 상황에서 지방권력 내주면 중앙정치도 난관

포항시장 국민의힘 문충운, 박승호, 김순견 예비후보(왼쪽부터)가 28일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경북도당을 항의 방문해
포항시장 국민의힘 문충운, 박승호, 김순견 예비후보(왼쪽부터)가 28일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경북도당을 항의 방문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정국에서 여소야대의 벽을 절감한 국민의힘이 오는 6·1 동시지방선거에서 지방권력까지 내준다면 윤석열 정부 국정 동력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윤 정부의 본산인 대구경북(TK)에서 지방선거 공천파동을 계기로 국민의힘 이탈이 확산할 경우 정권 운영조차 어려울 수 있다는 비관론이 제기된다.

오는 10일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는 차기 총선이 치러지는 2024년까지 2년 간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정을 운영하게 된다. 역대 여러 차례 여소야대 정국이 있었지만, 이번엔 사실상 양당구도 하에서 168석의 위용을 자랑하는 거야(巨野)가 106석에 불과한 집권여당을 견제하는 게 특징이다. 최근 민주당 주도의 검수완박 입법은 사상 초유의 여소야대 정국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장면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국민의힘으로서는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승리가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국민의힘은 야당 시절 지방권력 장악을 통해 여당을 지속적으로 견제, 정권교체까지 이뤄낸 경험을 십분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김대중 정부 마지막 해인 2002년 제3회 동시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은 새천년민주당을 상대로 광역단체장 11대 4, 기초단체장 140대 44, 광역의원 467대 143 등 압승을 거뒀다.

한나라당은 같은 해 말 치러진 대선에서 패했지만, 지방권력과 입법권력 장악을 통해 새로 출범한 노무현 정부보다 국정 운영에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었다.

나아가 2006년 제4회 동시지방선거에선 광역단체장 12대 2, 기초단체장 155대 20, 광역의원 557대 80으로 이른바 싹쓸이에 성공, 2007년 대선 승리의 발판을 닦았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일명
박병석 국회의장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일명 '검수완박' 법안을 처리할 본회의를 개회에 이의제기하는 국민의힘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이 같은 경험에 따라 지방권력과 입법권력 재장악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지지 기반인 TK에서부터 지방선거 발(發) 국민의힘 이탈이 예고되면서 난관에 부딪혔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려면 TK 싹쓸이가 전제 조건인데, 공천 파동에 따른 무소속 출마 러시가 잇따르며 벌써부터 균열이 생기는 탓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경북 일부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공천 갈등이 결국 중앙 정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종의 나비 효과인 셈"이라며 "여소야대 정국에서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로선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게 지방권력인데, TK에서부터 균열이 발생하고 있는 점은 심각한 문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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