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오늘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자율 방역은 꾸준히

오늘부터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된다. 신천둔치를 마스크 없이 걷고, 뛸 수 있게 된 것이다. 의무화 이전부터 적극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했던 대구 시민들로서는 만감이 교차한다. 마스크 구하기 진풍경 등 정부의 대책 미비로 말미암은 고생이 많았던 탓이다. '대구 봉쇄'를 운운했던 일부 여당 의원들의 야만적 언사도 있었다. 여러 고초에도 시민 스스로 거둔 방역 성과라 판단된다. 여름철 작열하는 땡볕에도 견뎌 낸 집념에 가까운 자율 방역이었다. 이런 모습들이 K-방역의 밑거름이 됐음을 부인할 수 없다.

마냥 낙관할 수는 없다. 코로나19는 여전히 치명적인 감염병이다. 변이 바이러스 창궐에 따른 재유행 가능성도 엄존한다. 더구나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의 과학적 신뢰도는 낮다. 마스크 착용 의무 위반에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게 한 감염병예방법 시행은 하루 확진자가 두 자릿수였던 2020년 10월 시작됐다. 현재 하루 확진자는 5만 명대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다음 달 하순까지 추이를 보고 규제 여부를 결정하자고 제안했던 이유다. 과학 방역에 의한 결정인지 의문을 가질 만하다.

오랜 기간 인내해 온 국민들의 답답함을 해소하는 측면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자율 방역이 자리 잡았다는 판단도 이번 조치에 큰 몫을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공중보건 수칙에 대한 국민적 수준이 한껏 높아진 덕에 정부의 개입도 유연할 수 있다. 그렇지만 방역 조치가 자주 바뀌면 혼란만 가중된다. 정부의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설득이 어느 때보다 필요함을 새 정부는 알아야 한다.

변이 바이러스 우려와 밀집에 따른 감염 위험은 경계해야 마땅하다. 거리 두기 완화로 코로나19가 대확산했던 경험을 반추해야 한다. 특히 젊은 층은 자만하지 않아야 한다. 질병을 만만히 보고 스스로를 과신하는 것만큼 우둔한 처신도 없다. 방종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번 조치는 '마스크 프리' 선언이 아니다. 선제적이고 자율적인 개인 방역에 나서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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