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치기엔 너무 쉽고 어른이 치기엔 너무 어렵다."
피아니스트이자 모차르트 연구가였던 아르투르 슈나벨이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작품에 대해 언급한 말이다. 이 말처럼 모차르트의 건반 소나타는 오랫동안 저평가돼왔으나 이후 수많은 연주자의 노력으로 지금은 정당한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모차르트가 어머니를 잃은 직후에 쓴 K310 A단조는 그의 작품 중 가장 드라마틱한 곡으로 꼽힌다.
12일 오후 7시 30분 대구 달서아트센터 와룡홀에서 열리는 이성원 피아노 독주회는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로 꾸미는 무대다.
계명대 교수인 피아니스트 이성원은 "1985년부터 40년 가까이 후학을 양성하며 연주활동을 해온 시간, 모차르트의 작품은 가장 친근하면서도 해석하기 어려운 숙제였다"며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의 간결하지만 완벽한 형식과 영롱한 아침이슬 같은 순수한 표현이 너무 어려워 다시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날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중 가장 드라마틱한 곡으로 꼽히는 K310 A단조를 비롯해 K330 C장조, K331 A장조, K576 D장조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관람은 무료다.
전날인 11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챔버홀에서 열리는 이송희 피아노 독주회 '말년(末年)의 미학'에선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21번 Bb 장조 D.960을 만날 수 있다.
슈베르트는 36세 젊은 나이로 세상을 뜨기 직전, 19번부터 21번까지 모두 3편의 피아노 소나타를 썼다. 앞의 2곡이 그가 흠모했던 베토벤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면 21번 곡 Bb 장조 D.960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보다 슈베르트적인 개성이 흘러넘치는, 그의 음악을 통틀어 최고 걸작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피아니스트 이송희는 "21번 곡은 슈베르트가 생을 마감하기 직전 작곡돼 '세상과의 작별인사'라고 불리는 40분이 넘는 장대한 작품"이라며 "슈베르트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 가졌던 상념과 그 시기 농축된 작곡기법을 엿볼 수 있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브람스의 7개의 환상곡 op.116도 함께 선보인다. 이 작품도 브람스가 말년에 작곡한 피아노 곡으로, 삶을 마감하기 전 브람스의 고뇌와 내적 상념을 엿볼 수 있는 명상적 색채가 짙은 작품이다.
이송희는 독일 라이프치히 국립음대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최고연주자 과정을 마쳤고, 영남대 음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천마 피아노연구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목원대‧계명대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관람은 무료다. 053-623-0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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