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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회장 "부산은 박정희 때부터 집중투자…자생할 노력을 해야"

산업은행 부산으로만 옮기면 지역경제 2~3조 효과? 근거없는 주장

부산광역시 휘장. 산업은행 CI. 매일신문 DB
부산광역시 휘장. 산업은행 CI. 매일신문 DB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사의를 표명한 이동걸(사진) KDB산업은행 회장이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에 대해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이 대한민국 경제의 싱크홀이 되어선 안된다"고 작심 비판했다.

그는 "부울경이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산업화 특혜를 가장 많이 받은 지역으로, 기간산업이 집중된 지역이다"며 "이제는 스스로 자생하려고 노력해서 다른 지역의 발전에도 기여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2일 기자회견을 갖고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 논의에 대해 "잘못된 결정은 불가역적 폐해를 일으키기 때문에 무리하게 속도전으로 해서는 안 된다"며 "충분한 토론과 공론화 절차 없이 무리하게 추진되는 부분이 심히 우려스럽다"고 직언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산은 본점 부산 이전' 공약에 대해 공개적인 반대 의사를 밝혀왔다.

본사 이전과 관련해서는 ▶지역의 고통 분담과 책임 있는 역할 ▶지속가능한 지역발전 방안 ▶국가경제 기여 등 세 가지 원칙이 고려되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이 원칙이 제대로 고려돼야 지역균형발전이지, 그렇지 않으면 '퍼주기'가 된다"며 "산은의 부산 이전이 부울경 지역에 2조∼3조원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한다는 말이 있는데 전혀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연합뉴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연합뉴스

이 회장은 이날 구조조정이 마무리되지 않은 대우조선해양과 쌍용차 등의 사안에 대해서는 산업재편과 국가 차원의 미래경쟁력 제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지난 5년 임기 동안의 성과를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기업 차원이 아니라 산업 차원에서 풀어야 할 문제로, 조선업 차원의 구조조정이 꼭 필요하다"며 "국내 조선 3사를 지탱할 정도로 조선업 대호황이 상당 기간 지속하면 모를까, 3사가 공존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닌 만큼 '빅2' 체제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쌍용차에 대해서는 "회생법원이 관리 중으로 산은이 결정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본질적으로 경쟁력이 매우 취약하다"며 "자금 지원만으로 회생하기가 더 이상 어려운 만큼 회생법원이 결단 내려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새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는 "산은이 정책금융기관으로서 거시경제 충격 시에 시장 안전판으로 경제 안정에 기여하고 혁신성장 등 미래 먹거리 산업을 키워 국가경제의 지속가능성을 닦는 작업을 해야 한다"며 "신정부 인사들께서 길게 보시면서 합리적으로 고심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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