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무'라는 지상파 프로그램이 인기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로 예전의 큰 이슈나 사건을 풀어 나가 시청률이 높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꼬꼬무는 과거에 대한 반추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의료기기 연구도 그렇다. 끝날 듯하면서도 끝이 아니다. 의료기기 개발은 마지막 허들이 보여 저기만 넘으면 성공일 것처럼 느껴지지만 하나의 허들 너머 언제나 예상 못 한 허들이 나타난다.
의료기기 기업을 운영하는 A씨가 있다. A씨는 내시경 수술 시 사용하는 의료기기를 생산하고 있다. 전 세계 의료용 내시경 시장은 올림푸스, 펜탁스 등 일본이 90%를 점유하고 있다. 국내 시장도 조사 기관에 따라 다르지만 비슷한 수준으로 일제가 장악 중이다.
A씨는 일본 내시경 제품을 꼼꼼히 살펴본 뒤 일본 제품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카메라와 나이프를 만들 수 있겠다고 자신했다. 일본으로 흘러가는 외화를 막을 수 있으니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고, 비용 부담이 줄어들어 병원에도 이익일 것으로 판단한 A씨는 야심 차게 내시경 기구 시장에 뛰어든다.
첫 번째 고비가 시작된다. 내시경 나이프 모양을 이렇게 저렇게 바꿔 보고 싶어도 제조 공장에서 시제품을 만들어 볼 곳이 좀처럼 없었다. 기존 내시경 나이프를 만드는 공장마다 공정 라인을 바꿔 모양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며 생산을 거부했다. 소량으로 찍어 내더라도 라인을 멈추고 새롭게 가동해야 하다 보니 가격이 엄청났다.
그래도 제품에 자신이 있었기에 많은 돈을 들여 시제품을 제작했지만, 두 번째 고비가 나타났다. 기존 제품보다 편하다고 입증해 줄 전문가를 찾기가 힘들었다. 어렵게 만난 의사는 사용해 보더니 "가볍긴 하지만 검증 안 된 제품을 실제 수술 때 들고 들어가긴 곤란한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세 번째는 인허가 허들이다. 처음이다 보니 인허가에 그렇게 많은 절차가 있는지 몰랐던 그는 예상 출시 기한을 몇 달이나 미뤄야 했다. 겨우겨우 출시하면 다시 가장 험난한 판촉의 태산에 가로막힌다. 어디 가서 어떻게 홍보해야 좋은 제품이라고 알아줄까.
의료기기 시장이 매력적이라고 하지만, 의료기기 창업 기업이 적은 것은 제품 개발부터 시장 진입까지 절차가 까다롭고 낯설기 때문이다. 전자제품처럼 디자인만 변경해 출시할 수도 없고, 제품의 안전성도 직접 증명해 보여야 하기 때문에 경험 없는 이에게 의료 시장은 가시밭길이다.
하지만 정부에서 험난한 가시밭길을 헤쳐 줄 금도끼를 만들어 두었으니, 그것이 바로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케이메디허브)다.
케이메디허브는 맞춤형 시제품 제작을 지원해 준다. 제품의 콘셉트에 맞춘 설계부터 집적회로(PCB) 제작은 물론 표면실장기술(SMT) 라인도 갖추고 있어 소량부터 대량까지 부품 조립이 가능하다.
3D프린터를 이용한 정밀한 제작은 물론 컴퓨터 수치제어(CNC) 가공도 지원된다. 케이메디허브 제품제작팀이 설계한 세포 분석 장비는 매머드 모양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움과 사용에 편리한 설계로 아시아 최대 규모의 국제 디자인 공모전에서 산업디자인상을 수상하는 등 우수한 디자인 실력까지 자랑한다.
제품이 실제 효과가 있는지를 입증할 수 있는 전임상실험도 한자리에서 가능하다. 케이메디허브에는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바로 옆에 전임상센터가 있다. 전임상센터는 간암, 대장암, 췌장암, 뇌암, 유방암 등 180여 종의 질환 동물 모델을 확보하고 있어 관련 치료제나 기기가 개발되면 빠르게 평가를 지원할 수 있다.
또한 국내에서 유일하게 치과용 임플란트 성능평가 서비스도 제공돼 임플란트 개발 기업이 해외로 갈 필요가 없다.
제품을 실제 판매하려면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 부분 역시 지원된다. 전기·기계적 안전성과 성능, 전자파 적합성, 신뢰성, 생체 적합성 평가가 한곳에서 이뤄지며 2등급 의료기기 기술 문서 심사도 가능하다.
인허가는 복잡하다 보니 제품 제작 후 준비하면 늦은 감이 있다. 설계 단계부터 인허가를 고려해야 반복적 비용 지출을 막을 수 있다. 케이메디허브는 기업을 대상으로 인허가 관련 교육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케이메디허브는 사업화 단계도 챙겨 기업을 끝까지 도와 준다. 출시 이후는 기업의 몫이라며 외면하지 않고,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역량 강화를 돕고 기업 간 네트워크 구축도 지원한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의료기기 사업에 뛰어든 CEO는 모두 도전 정신이 강한 선구자들이다. 불모지를 처음 걷는 기업을 위해 케이메디허브는 금도끼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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