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누구의’ 선거가 아니라 ‘우리의’ 선거

박기영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 초빙교수 (청도군선거방송토론위원)

박기영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 초빙교수 (청도군선거방송토론위원)
박기영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 초빙교수 (청도군선거방송토론위원)

코로나19는 모든 일상을 변화시켰다. 마스크는 이제 생활필수품이 됐다. 손소독제는 어디든지 마련돼 있다.

'비대면'이란 단어는 귀에 익숙하다. 서양 역사 속에서 예수님의 탄생은 매우 중요하게 여겨, 그 탄생을 기준으로 B.C.(Before Christ)와 A.D.(Anno Domini)로 '기원 전·후'를 나눈다. 하지만 이제는 B.C.(Before Corona)와 A.C(After Corona)로 불릴 정도로 코로나가 기준이 됐다. 이것은 변화다.

변화는 적어도 두 가지의 큰 의미로 다가온다. '불편'과 '성장'이다. 변화는 지금까지 해 오던 것을 하지 않아야 하거나,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것을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이것은 꽤나 불편하고 귀찮음이 있다. 그러나 이 과정이 또한 성장과 발전을 열매 맺는다.

감염병이 가져다 준 변화에 우리는 적응하면서 발전해 간다. 마찬가지로 한국의 여러 상황의 변화에 보폭을 맞추고, 호흡을 가다듬어야 한다. 그래야 살아남고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다.

한국은 이제 선진국으로 인정됐다. 국제사회가 그렇게 천명했고, 글로벌 관계에서 그렇게 인정받고 있다.

경제적으로 3050클럽에 가입됐고, 국가의 민주주의 지수는 세계 1등으로 평가받으며, 국방력은 세계 6위를 차지하고, BTS는 그저 아이돌 그룹을 넘어 문화 현상의 학술적 가치를 논하게 됐다. 오징어 게임과 한국 영화와 드라마는 세계의 문화를 바꾸고 있다. 그러기에 이제는 우리 국민들의 시민의식과 국민 정서의 성장이 선진국의 내면적 역량을 성숙시켜야 할 시대적 요구 앞에 서 있는 것이다.

지방선거가 바로 눈앞에 있다. 어떤 모습이 높은 시민의식일까.

첫째로 공약 중심의 선거문화가 요구된다. 정당 중심의 정치가 다양한 정치문화를 만들었다. 이제는 당리당략을 넘어 시민과 국민을 위한 생활정치 문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선출되기 원하는 후보자들은 철저히 실현 가능하고, 필요 적절한 공약을 더 깊이 연구하고, 고민할 필요가 있다. 또한 동시에 공약 중심의 선거문화를 만들 수 있는 시민의식도 요구된다.

둘째로 미래 중심의 선거문화가 요구된다. 인디언들은 마을에 길을 낼 때 아이들의 의견을 물어본다고 한다. 자녀들이 살아갈 것에 대한 존중이다. 이제 공약은 지금 우리 시대를 넘어 통시적 안목으로 철학을 담은 넓고 긴 공약을 제시하는 선거문화가 돼야 한다. 또한 동시에 미래 중심의 선거문화를 만들 수 있는 시민의식도 요구된다.

셋째로 공동체 중심의 선거문화가 요구된다. 개인을 넘어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한 가치가 실현되는 문화로 이행해야 한다. 러시아는 시대가 요청하는 함께하는 의식이 부족한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전쟁에 승자는 없다. 아마도 개별 국가의 유익만을 추구한다면 여전히 아플 것이다. 지방선거에 개인과 소속 정당의 이익만을 앞세운다면 여전히 아플 것 같다. 지역과 민족과 세대와 역사 속에서 '함께'라는 개념을 실현하고자 하는 선거문화가 요구된다. 또한 동시에 미래 중심의 선거문화를 만들 수 있는 시민의식도 요구된다.

이제는 '누구의' 선거가 아니라 '우리의' 선거가 되고, 우리의 일상을 보다 넉넉하게 할 선거가 이번 지방선거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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