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수준 이하 지방선거 공천에 대구 시민들이 경악하고 있다. 서로 적임자임을 내세워 다투는 상황이 아니다. 황당 공약을 내놓은 예비후보를 대구 동구청장 후보로 단수공천한 것이다. 그는 여성의 성기를 닮은 산에 남성의 성기를 닮은 탑을 세우자고 했다. 이를 매개로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주장이다. 당연히 성적 수치심이 든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게 다가 아니다. 다른 공약이나 제안들도 현실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매끄럽지 못했던 광역의원 비례대표 선출 과정은 뒷전이 됐다. 공당의 공천이라고 믿을 수 없을 지경이다.
지방선거는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다. 대선이나 총선과 결이 다르다. 얼마나 밑바닥을 잘 다져 왔는지가 피선의 중요 가늠자다. 지역민들이 출마자들의 면면을 잘 안다. 부랴부랴 공천을 진행한다는 지적은 자당 내부에서도 나온다. 민주당의 출마 희망자 기근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이런 식이면 민주당의 이미지만 악화될 뿐이다. 대구를 우롱하는 거냐며 반발하는 까닭이다. 대선 패배의 연장으로 지방선거를 지레 포기하는 이들이 많다지만 이건 아니다.
정당 간판만 믿고 함량 미달 인물을 내세우면 공신력은 땅에 떨어진다. 특히 소수 정당 소속으로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고자 바닥을 다져 온 이들에 대한 모독이다. 4년 전 여당을 등에 업고, 훈풍까지 탔던 민주당이다. 무려 55명이 새로운 피라며 기초의회와 광역의회에 수혈됐다. 분명 대구 시민들은 민주당에 기회를 줬다. 하지만 아쉬웠다. TK 일당 독점 정치의 대안이라던 주장은 무색했다. 사설란이 부족할 정도로 실망스러운 모습들이 많았다.
지금은 후보 세우기에 급급하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아무리 급해도 바늘허리에 실 매어 못 쓰는 법이다. 평상시에 일꾼을 키워 왔는지 민주당은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공당의 자세란 그런 것이다. 4년 전의 바람을 이어 가지 못한 건 능력 미흡 탓이다. 인정해야 한다. 분위기 탓만 하면 4년 뒤에도 도돌이표를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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