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어린이날 앞두고 5명에 새생명 선물하고 떠난 '12살 상현이'

명에게 장기기증을 하고 떠난 김상현 군.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명에게 장기기증을 하고 떠난 김상현 군.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의사를 꿈꾸던 12살 소년이 장기 기증으로 5명에게 새 생명을 선사하고 하늘의 별이 됐다.

"세상에서 넌 가장 특별한 보물 같은 아들이야. 엄마가 평생 잊지 않고 가슴속에 기억할게. 상현아, 세상에서 제일 제일 많이 사랑해. 다음 생애는 상현이 딸로 태어날게. 그땐 행복하게 아프지 않고 오래오래 살자."

뇌사 판정을 받은 아들의 장기기증을 결정한 김상현 군(12)의 가족들이 쓴 추도사다.

올해 만 12살인 상현이는 의사가 되는 게 꿈인 소년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6일 뇌출혈로 극심한 두통과 함께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상현군의 부모는 의료진으로부터 "가망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에도 "살려만 달라. 다시 눈을 뜰 것"이라면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상현군의 상태는 점점 나빠졌고,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상현이는 자신의 생명을 다른 이들에게 나누고 눈을 감았다.

부모는 "착한 아이였으니 좋은 일 하면서 보내주자"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 상현군은 5명의 또래에게 심장, 신장(좌우), 간장, 폐장(양측)을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김경수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코디네이터는 "어리고 착한 아이가 떠난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도 힘든 일인데,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기증 동의해 주신 보호자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최근 5년 동안 12살 이하의 어린이 53명이 따뜻한 생명나눔을 통해 199명이 새 생명을 얻었다.

지금까지는 기증자와 수혜자 간 교류가 엄격히 금지됐지만, 기증을 받은 이가 기증자 유가족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길도 열린다.

관련법이 개정되면서 올해 12월부터는 서로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편지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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