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앞산에 생태관광 모노레일을 설치하려는 남구청의 구상이 구의회의 이견과 시민사회·환경 단체의 반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자연경관 보존과 활용이라는 양 갈래 가치가 번번이 충돌하면서 논의가 몇 년째 원점에서 되풀이되는 양상인데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이 사업은 앞산 고산골 공룡공원~강당골에 편도 1.4㎞ 모노레일을 설치하자는 것이다. 지난달 28일 남구청 주재로 1차 자문회의가 열렸지만 사업 재검토 목소리가 여전했다. 환경·교통·경제성에 대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는 견해가 구의회를 중심으로 제기됐다. 욕심만 앞선 나머지 구청이 사업의 적정성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충분히 일리가 있고 새겨들어야 할 목소리다.
앞산의 수려한 자연환경과 생태계를 보호해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데 토를 달 사람은 없다. 하지만 연간 1천만 명이 찾는 앞산의 관광자원 가치를 지금보다 더 높이고 노약자의 생태환경 공유를 기할 수 있다면 최소한의 편의시설 설치 당위성도 충분하다 하겠다. 이미 전국 54곳에 관광 및 생태계 탐방용 모노레일이 설치돼 있다. 환경훼손 논란을 빚는 곳도 있지만 모노레일 설치 성공 사례도 상당수다.
팔공산 구름다리 사업 철회 사례에서 보듯 대구에서는 산에다 인공 시설물을 지을 때마다 반대 목소리가 매우 강하게 분출되는 경향이 있다. 자연환경을 있는 그대로 보전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환경훼손 최소화 범위 내에서 적절히 운용하는 것이 문명사회에서는 불가피한 경우가 많다.
위정자들이 더 중요하게 받들어야 할 것은 다수 여론과 시민 편의다. 환경훼손을 최소화하는 범위 내에서 인공물을 적절히 설치해 많은 시민들이 생태공원을 향유할 수 있다면 이 역시 가치가 있다. 240만 시민들과 지근거리에 있는 앞산에 모노레일 하나쯤 있어도 되지 않을까. 모노레일 설치에 따른 환경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남구청은 더 철저히 연구하고 준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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