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이 심화하는 가운데 결혼한 뒤에도 아이를 낳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20대 비율이 5년 새 크게 늘어 절반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는 '나라경제 5월호'에서 여성가족부의 '가족실태조사 분석 및 연구' 등을 인용해 '우리 시대 가족'의 모습을 전했다.
이에 따르면 결혼하고 아이를 갖지 않는 것에 동의하는 20대 비율이 2015년 29.1%에서 2020년 52.4%로 23.3%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전 세대에서 동의 비율이 21.3%에서 28.3%로 7.0%포인트 증가한 것보다 더 큰 폭으로 늘었다.
이는 결혼 및 출산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결혼 후 출산이 필수가 아닌 선택의 문제라는 인식의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양육에 대한 경제적 어려움도 배경으로 꼽힌다.
미국의 투자은행인 제퍼리스 금융그룹(JEF)이 베이징의 유와인구연구소 자료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아이를 낳아 18세까지 기르는 데 드는 비용의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로 꼽혔다.
한국에서 자녀를 18세까지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은 2013년 기준 1인당 GDP의 7.79배였다.
김영정 서울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와 함께 결혼 및 가족 형성에 대한 가치관도 많이 바뀌었다"며 "현실적으로 아이 돌봄이 어려운 점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향후 저출생 현상이 더 심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전년 대비 0.03명 감소한 0.81명으로 5년 연속 최저치를 새로 썼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합계출산율이 1명을 밑돌고 있다.
혼인 건수도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전년 대비 9.8% 감소한 19만3천건으로 통계가 작성된 1970년 이후 3년 연속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여성가족부의 '가족실태조사 분석 및 연구'에 따르면 비혼 독신에 동의하는 20대 비율은 2015년 37.0%에서 2020년 52.9%로 증가했다.
최선영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비혼의 급격한 확산과 결혼해도 출산하지 않는 커플의 증가는 저출산 추세가 더 심화할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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