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활주로 길이로 얼마가 적당한지에 대해 의문의 꼬리표가 달리고 있다. 양 시·도는 3.2㎞이면 충분하다는 입장이지만 정부가 가덕도신공항 활주로 길이로 그 이상을 제시하면서 TK 관가에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지난 8일 대구경북 지역 공약을 발표하면서 통합신공항 활주로 길이로 '3.2㎞ 이상'을 내세웠다.
'이상'이라는 단서가 달렸지만 정부와 대구경북 안팎에서는 통합신공항 활주로 길이로 사실상 3.2㎞가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그간 양 시·도는 3.2㎞ 길이의 활주로를 갖추면 중·장거리 노선의 여객·화물기 취항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해 왔다.
기존 대구국제공항의 활주로 길이(2.8㎞)보다 400m가량 긴 활주로 조성안이 정부 계획에 반영되는 것만으로도 성과라고 봤다. 이 때문에 인수위 공약에도 '3,200m'라는 숫자가 명시됐다.
문제는 지난달 말 국토교통부가 가덕도신공항 건설 추진계획을 밝히면서 활주로 길이를 3.5㎞로 발표했다는 점이다.
국토부는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국적사 화물기(B747-400F)의 최대이륙중량 기준의 이륙 필요거리(3,480m)를 고려'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이 보유한 대형 화물기가 최대로 중량을 싣고 이륙할 때 필요한 활주로 길이가 3.5㎞라는 의미이다.
이는 곧 3.2㎞로 건설될 통합신공항에서는 국적기 화물기가 최대중량을 싣고 이륙할 수 없다는 뜻이 된다. 3.2㎞ 활주로로 충분하다고 봐왔던 대구시와 경북도의 판단이 무색해지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국토부 역시 과거 김해신공항 추진 과정에서 대형 여객·화물기가 퇴역하는 추세에 맞춰 3.2㎞ 길이의 활주로가 적합하다는 입장을 내놨었다.
김해신공항 건설 기본계획의 적절성을 검증했던 위원회에서도 2020년 11월 발표문을 통해 '활주로 길이 3,200m에서 뉴욕 노선(장거리 노선)을 운항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대형에서 중대형으로, 제작기술 발전에 따른 소요 길이 감소 등 업계 변화에 따라 긴 활주로의 필요성이 떨어진다는 항공 분야 전문가들의 얘기와도 배치된다.
이 때문에 정부가 어떤 이유에서 가덕도신공항 활주로 길이로 3.5㎞를 내세웠는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정부의 입장 변화에 따라 통합신공항 활주로 길이를 3.5㎞로 건의해야 하는 건 아닌지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지역 관가 한 관계자는 "대형 화물기에 최대중량을 싣고 장거리 비행에 나설 경우는 1년에 몇 번 있을까 말까할 정도로 드물다"면서 "지역 요청보다 적은 항공 수요를 반영하는 대신 활주로 길이를 늘려주는 정치적 판단을 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TK신공항 활주로 길이는 3.2㎞로도 충분해보이지만, 정부가 왜 가덕도신공항 활주로 길이로 3.5㎞를 제시했는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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