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거대 양당 ‘무투표 당선’ 방지책 마련하라

6·1 지방선거 대구경북 기초단체장 5개 선거구에서 무투표 당선 가능성이 높아졌다. 8일 기준 국민의힘 예비후보만 등록한 곳은 대구 중구·북구·달서구, 경북 예천·칠곡 등이다. 오는 13일 후보 등록 마감일까지 변수가 없다면 국민의힘 후보의 무투표 당선이 확정된다.

지역주의에 따른 특정 정당 후보의 무투표 당선은 지방선거 때마다 되풀이되고 있지만 이번에는 예년에 비해 정도가 심하다. 지역에서 '국민의힘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공식이 더 확산된 데다, 더불어민주당은 갈수록 후보 기근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무투표 당선의 폐해는 고스란히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온다. 사실상 당선을 확정 지은 후보들은 선거운동을 할 필요가 없다. 공약 검증은 고사하고, 자질 검증도 없이 당선되는 것은 유권자의 투표권과 참정권을 박탈하는 것이다. 선거 열기를 떨어뜨리고 지방자치의 의미마저 퇴색시킨다.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다 보니 앞으로 국민의힘 공천을 받기 위해 후보자들의 줄서기가 더욱 심해지고, 자기 사람 심기 등 사천 논란이 고착화될 것이 뻔하다. 다른 정당 후보들은 갈수록 찾아보기 힘들게 될 것이다.

거대 양당은 책임을 지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당 공천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 앞으로도 계속 문제의식을 확산시킬 게 틀림없다. 국민의힘은 유권자 뜻을 더 반영할 수 있는 공천 방식 변화 등 차선책이라도 모색해야 한다. 후보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민주당은 다음 선거를 대비해 정치 신인을 발굴하고 키워야 한다. 단독 출마의 경우 찬반 투표를 실시하는 등 대안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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