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10시를 넘겨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4명 증인이 출석한 가운데, 마무리 수순을 밟는듯 했던 청문회 분위기가 갑자기 고조됐다.
이날 청문회에는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부장검사), 김경율 회계사, 박영진 의정부지검 부장검사가 출석했다.
이 가운데 김경율 회계사가 '소신 발언'을 이어나가면서 여야 의원들 간은 물론 자신까지 포함, 고성까지 담은 설전이 잠시 이어졌다.
▶이날 조수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김경율 회계사를 지목, "청문회가 못 열릴 수도 있었다. 그 중 하나의 원인이 김경율 회계사 증인 채택 문제였다"고 말했다.
이에 김경율 회계사는 "저에 대한 석연찮은 내지는, 민주당 분들은 과연 그렇게 떳떳할까?"라며 "저는 욕설을 쓰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김경율 회계사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쓴 게시물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이 김경율 회계사에 대한 증인 채택을 반대한 것을 가리킨 언급이다.
김경율 회계사는 "어떤 표현을 썼느냐 하면, '최강욱 의원놈 아니 죄송합니다 의원님'이라는 표현을 썼다. 온라인, SNS 공간의 밈(meme, 유행)이다"라고 설명하면서 이해찬 전 장관·김태년 의원·안민석 의원을 거론, "이 세 분은 쌍욕을 하셨던 사람들이다. 공적인 자리에서도"라며 비교했다.
이어 "그런 이유로 시민사회에서 사회활동을 하는 사람을 데려오지 않겠다는 건 너무 궁색하다고 생각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어진 조수진 의원의 질의에서 우선 조국 사태에 대해 묻자 김경율 회계사는 "조국 사태를 계기로 대한민국 진보적 시민사회는 깨끗이 초토화됐다"며 "조국 (전)장관은 일말의 양심이라도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조수진 의원이 문재인 정부 5년을 한마디로 압축하라면 '내로남불'이라는 단어로 정리된다며 "그 중 조국, 추미애, 박범계 등 문재인 정부 전직 법무부 장관들에 대해 비판이 상당하다. 이들에 어떻게 평가하느냐"고 묻자, 김경율 회계사는 "김남국 의원이 웃어주셨으니 한 말씀 드리겠다"고 발언을 이어나갔다.
김경율 회계사는 "최근 모 의원 성희롱 발언 사건이 터졌다"며 이 사례를 두고 "전형적인 민주당의 태도를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최근 발생한 최강욱 의원 성희롱성 발언 논란을 가리킨 것이다.
그는 "첫번째, 은폐한다. 철저히 은폐한다"며 "'사건 외부로 발설되지 않게 하라' '기밀 누설이 되지 않게 하라'. 어떻게 성희롱 발언이 기밀이 될 수 있는지 의아스럽다"고 했다.
이어 두번째로 "은폐가 실패하면 그때부터 조작을 한다. '쌍지읏(ㅉ)'이냐 '쌍디귿(ㄸ)'이냐"라고 했다.
'ㅉ'은 최강욱 의원 측이 성희롱성 발언이 아니었다고 해명하며 제시한 단어인 '짤짤이'의 주요 자음이고, 'ㄸ'은 최강욱 의원이 했다고 주장된 성희롱성 발언 속 단어에 들어가는 주요 자음이다.
이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술렁이면서 김경율 회계사의 발언이 잠시 끊겼다. 김경율 회계사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간에 고성이 오가기고 했다.
이어진 발언에서 김경율 회계사는 또 다른 사례로 대장동 개발 의혹을 언급, "처음에는 단군 이래 최대 치적이라고 했다. 이어 저를 비롯한 여러 언론과 시민단체의 지적에 은폐가 드러나니, 이때부터 조작을 한다. '대장동 주범은 윤석열이다'라는 뜬금없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들을 지껄인다"고 했다.
그러자 다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술렁였고, 이에 김경율 회계사는 "첫번째는 은폐, 두번째는 조작"이라고 앞서 한 발언을 정리한 후 "3단계에서는 이를 조사, 수사하기 위한 조직들을 무력화시킨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어디에서든 이 예를 들 수 있다. 문재인 정부 내내 특별감찰관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권력형 범죄, 갖은 경제 범죄에 대해 어떻게 했느냐?"고 물으며 "수사기관들을 무력화시켰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없앴다"고 직접 예를 들었다.
김경율 회계사는 VIK(밸류인베스트코리아)·라임·옵티머스 사건 및 이날 언론 보도로 전해진 디스커버리 펀드 사건까지 포함, "제가 언급한 4가지 금융 사기 사건에 대해 문재인 정부 내내 덮기 급급했다"고 주장했다.
▶김경율 회계사의 발언이 마무리 된 후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증인 채택 관련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김남국 의원은 "인사청문회에 증인을 불러 질의를 하는 것은 증인이 경험한 것, 전문가로서의 발언을 청취하기 위한 것"이라며 "증인(김경율 회계사)이 한 발언은 증인이 경험한 것도 아니고, 증인이 전문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영역의 사실도 아니다. 하물며 인사청문회와 전혀 무관한 사실에 대해 정치적 선동에 가까운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형배 의원이 문제 제기를 하자 흥분해서 화를 내는 그 모습 자체를 보면, 증인이 자격과 전문적 식견을 갖췄는지 의심스럽다"며 "불필요한 증인을 합의, 인사청문회를 방해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후 김경율 회계사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사이에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또 박광온 위원장이 김경율 회계사에게 "팔짱을 풀라"고 했는데, 이에 김경율 회계사가 "이런 자세는 안 되는가"라고 묻자 박광온 위원장의 추가 답변은 이어지지 않았다.
다음 발언에서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청문위원들에게 "바쁘신 분들 증인으로 모셨다. 귀한 말씀들 소중히 들어야 한다. 제 생각, 우리 편과 다르더라도 들어야 한다. 네 분 중 편 갈라 두 분, 두 분 모신 거 아닌가"라며 더불어민주당에서 부른 한동수·임은정 증인을 가리키며 "국민의힘에서 (두 분이 말씀하실때)야유를 보냈나, 욕을 했나. 해도 해도 너무 하는 것 아닌가. 설사 거슬리는 말을 하더라도 모셨으면 듣는 게 맞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러자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경율 회계사를 가리키며 "증인이 어느 일방을 대변하는 건 좋은데, 정치 선동의 장으로 가면 안 된다. 저런 식으로 증인을 부르면 상임위 자체가 개판이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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