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제2차 세계대전 승리를 기념하는 전승절 연설에서 미국과 그 동맹국이 러시아 안보를 위협했다며 우크라이나 침공의 책임을 서방국가로 떠넘기는 듯한 발언을 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진행한 전승절 77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11분 간 연설하며 이같이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말부터 서방은 돈바스(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와 크림반도(크름반도)에 대한 공격을 공개적으로 준비하고 있었다"며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우리에게 계속 위협을 가해오고 있었고 이는 날로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핵무기를 도입하려는 등 우리의 안보를 위협했다"며 "서방의 계획은 우리가 우크라이나에 군사 개입하게 했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난해 12월 러시아의 안보를 보장할 수 있는 안보 보장협정 체결을 제안했으나 서방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우리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며 "우리의 안보를 보호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군사 병력을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고 연설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월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일부"라고 발언했다. 그러나 최근 우크라이나가 친서방 정책을 펼치고 나토 동맹국 또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모습을 보이자 푸틴 대통령이 이를 견제하려는 것으로 풀이됐다.
서방 국가의 전문가들은 전날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주요한 발표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이러한 발언은 이번 연설에는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그동안 서방을 위협했던 핵무기 사용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앞서 전문가들은 전승절에서 푸틴 대통령이 ▷ 우크라이나에 핵위협을 가하는 최후통첩을 하거나 ▷ '신(新) 나치와의 전쟁'을 내세워 전면전을 선언하거나 ▷ 반대로 종전과 같은 출구 전략을 모색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러시아 군을 격려하고, 전쟁에서 죽음을 맞이한 군인에 대한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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