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곡창지대 중 한 곳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이 장기화하면서 국내 밥상 물가 걱정도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7위의 곡물 수입국으로, 전체 곡물 수요량의 80% 정도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서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5위의 밀 수출국이고, 옥수수 등 다른 곡물의 주요 공급국이기도 하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우크라이나에서 겨울 곡물(밀 등)과 옥수수, 해바라기씨의 생산 면적 가운데 20~30%는 수확이나 봄 파종을 못 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쟁과 이로 인한 비료·농약·연료 부족 탓이다.
프랑스 파리에 본사를 둔 위성 사진과 지리 데이터 분석업체인 케이로스는 올해 우크라이나의 밀 생산량이 작년보다 최소 35%(1천200만t)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이달 5일 밝혔다.
지금까지는 지난해 수확한 곡물의 수출이 전쟁으로 막혔지만 올해는 파종과 수확부터 차질을 빚게 된 것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올해 하반기는 물론 내년에도 국제 곡물 수급의 불안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철도와 도로, 곡물 저장소 등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기반시설이 일부 파괴되고 러시아군이 농기계까지 훔쳐 가면서 전쟁이 끝나도 농업 정상화에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농협경제연구소가 지난달 28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3월 밀 선물가격(미 시카고상품거래소 기준)은 톤(t)당 407달러로 1년 사이에 73.9% 뛰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옥수수는 t당 293.9달러로 36.6%, 대두(콩)는 614.8달러로 18.4% 오르며 모두 역대 최고치를 넘보고 있다.
3월 우리나라의 밀과 옥수수, 대두 수입단가는 평년(2015~2019년)보다 43.0~59.3%, 1년 전보다는 21.2~47.2% 상승했다.
한국은 전체 곡물 수요량의 80% 정도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세계 곡물 가격 변동성에 매우 취약하다고 농협경제연구소는 지적했다.
4월 밀가루는 1년 전보다 16.2% 뛰었고 대구에서 냉면 한 그릇 값이 1만원을 넘는 등 곡물 수입단가 상승의 영향이 커지고 있다. 원화 가치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입물가 상승 압박도 커지고 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끌어올린 국제 곡물 가격은 대략 다음 달부터 국내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그 이전에는 코로나19 사태와 국제 물류난, 기후 위기 등이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제 곡물 가격은 수입곡물 가공업체의 선도 구매로 3~7개월의 시차를 두고 수입단가에 전이된다. 이후 배합사료, 외식, 가공식품 물가에 반영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대체 원산지를 개발하고 물가 영향 최소화를 위해 관련 업계에 대한 금융·세제 지원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중장기적 방안으로는 곡물 비축량 확대, 장기 계약 등 공급망 안정화, 해외 농업개발 지원 강화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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