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유가격이 휘발유 역전했다…2008년 이후 14년만

ℓ당 평균 1천946.65원…2008년 이후 최고가
"국제가격 상승에 유류세 인하 차등 효과…당분간 이어질 듯"

9일 오후 대전시 서구 한 주유소에서 경유를 휘발유보다 더 비싸게 판매하고 있다. 경유 재고 부족 문제 등으로 유류세 인하 폭이 휘발유보다 경유가 더 적어 전국적으로 가격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연합뉴스
9일 오후 대전시 서구 한 주유소에서 경유를 휘발유보다 더 비싸게 판매하고 있다. 경유 재고 부족 문제 등으로 유류세 인하 폭이 휘발유보다 경유가 더 적어 전국적으로 가격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추월했다. 국내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넘어선 것은 2008년 6월 이후 약 14년 만이다.

1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전국 주유소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리터)당 1천946.65원으로,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 1천945.88원보다 0.77원 더 높았다.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2.09원 올랐지만, 경유는 하루 만에 5.19원 오르면서 가격이 역전된 것이다. 통상 국내 주유소 경유 판매 가격은 휘발유보다 ℓ당 200원가량 저렴하다.

경유 가격 급등 배경에는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세계적인 경유 재고 부족과 함께 우크라이나-러시아 사태로 촉발된 석유제품 수급난이 있다.

특히 유럽은 전체 경유 수입의 60%가량을 러시아에 의존할 만큼 러시아 의존도가 높은데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러시아산 석유제품에 대한 제재가 이어지면서 경유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5월 첫째 주 기준 국제 휘발유 가격은 연초 대비 50.1%(배럴당 91.5달러→137.4달러) 올랐지만, 국제 경유 가격은 75.6%(92.4달러→162.3달러) 상승했다.

이달 1일부터 시행된 유류세 인하율 확대(20→30%) 조치에도 경유 가격은 상승하고 있다. 유류세 인하 확대 후 사흘 간 경유 가격이 소폭내렸지만, 지난 4일부터 다시 오름세로 전환했다.

최근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도 경유 가격 역전을 이끈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ℓ당 유류세(부가가치세 10% 포함)는 휘발유가 820원, 경유가 581원 수준이다.

정부가 이달부터 유류세를 30% 정률로 인하하면서 휘발유에 붙는 세금은 약 247원, 경유에 붙는 세금은 약 174원 줄었다. 휘발유에 대한 유류세 인하액이 경유보다 약 73원 더 큰 것이다.

경유 가격 상승으로 화물차 운전자 등은 부담이 커졌다.

정부는 대중교통·물류 업계의 부담 경감을 위해 영업용 화물차, 버스, 연안 화물선 등에 대해 경유 유가연동 보조금을 이달부터 3개월간 한시적으로 지급하고 있다.

기준가격(ℓ당 1천850원) 초과분의 50%를 지원하되 유가보조금 제도에 따라 화물업계 등이 실제로 부담하는 유류세 분인 ℓ당 183.2원을 최대 지원 한도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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