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교육감 선거, 태무심할 일이 아니다

6·1 지방선거 후보자 등록이 시작됐지만 교육감 선거 관심도가 저조하다. '직선제'라는 이름값이 부적절해 보일 지경이다. 이번 대구·경북 교육감 선거는 다자 구도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특히 대구교육감 선거는 보수와 진보를 대리하는 두 후보의 색채가 선명하다. 그러나 후보자 이름과 공약도 제대로 모르고 투표하는 '깜깜이 선거'는 반복될 분위기다. 선거까지 남은 기간은 고작 20일. 유권자의 적극적인 노력 없이는 후보별 차이를 알아채기 힘든 여건이다.

교육감의 막강한 권한은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교육비 부담을 더하거나 덜 수 있다. 학원 교습 시간 지정 등 사교육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건강에도 관여한다. 급식 메뉴도 정할 수 있어서다. 시험 평가 빈도와 방식까지 결정할 수 있기에 교육의 질도 좌우한다. 교육 예산의 사용처도 교육감 의중에 달렸다. 대구·경북교육청의 한 해 예산을 합하면 9조 원대다. 대구시 한 해 예산과 맞먹는다. '교육 소통령'이라는 별칭이 무리가 아니다. 유권자들도 투표를 설렁설렁 해서 될 일이 아니다.

교육감 직선제를 시행한 지도 15년이 지났다. 안타깝게도 조직적 세몰이나 인기투표에 가까운 투표 방식은 여전하다. 4년 전 교육감 선거에서 후보의 이름과 공약을 알고 투표했다는 사람은 41.3%에 불과했다고 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조사 결과다. 금권·관권 선거나 선거 브로커의 개입이 가능한 조건이다. 막대한 선거 비용에 개혁적 성향의 신인들이 진입할 문턱마저 높다. 교육감 직선제에 대한 회의의 목소리가 중첩되는 이유다.

반복되는 깜깜이 선거라면 근본부터 다시 살펴야 한다. 교육계가 4년마다 선거로 몸살을 앓는 것은 국가적 낭비다. 광역단체장과 교육감이 러닝메이트로 나서는 방식 등 개선 방안도 숙의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뒷받침돼야 한다. 모든 선거 제도는 주인 의식에서 완성될 수 있다. 유권자 관심도에 따라 후보 간 정책 차별성은 또렷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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