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尹 취임하자마자 韓새우등 터질라…美 바이든 방한 전 '대만 중국 일부'삭제, 中발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코트 오디토리엄에서 물가 상승에 대한 행정부의 대책을 언급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코트 오디토리엄에서 물가 상승에 대한 행정부의 대책을 언급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국 국빈방문을 앞두고 미국 국무부가 공식 사이트에서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는 표현을 삭제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중국이 강도높은 반발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과 맞물려 연일 미중공방이 가열되는 양상이라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지난 5일(현지시간) 공개한 '미국과 대만의 양자관계 개황'(Fact Sheet)에서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 '미국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라는 등의 내용을 삭제했다. 이를 두고 중극은 연일 반발하고 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세계에는 오직 하나의 중국뿐"이라며 "대만은 중국 영토에서 나눌 수 없는 일부분으로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는 중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 정부"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미국 측이 양자관계 개황을 수정한 것은 '원 차이나' 원칙을 허구화하거나 속 빈 강정으로 만드는 방해 술수"라고 비난했다. 이어 대만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거나 대만해협의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는 스스로 화를 자초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왕치산 중국 국가 부주석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왕치산 중국 국가 부주석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은 일단 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11일 AFP통신에 따르면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의 정책에 바뀐 것은 없다"며 "우리가 한 일은 팩트 시트를 업데이트한 것 뿐이다. 이는 전세계와 관계에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 지지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중국 정부의 반응에 사실상 유감을 표하며 미묘한 갈등을 노출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우리는 중화인민공화국(PRC)이 책임감 있게 행동하고 대만에 대한 압력을 증가시키기 위해 가식적인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하나의 중국' 원칙을 둘러싼 미국의 변화된 기류는 국무부 홈페이지의 관련 기술에서 드러나고 있다. 현재 '미국-대만 관계' 설명에는 "미국은 대만관계법, 미·중 3개 연합공보, 6개 보장에 따라 오래된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갖고 있다. 미국은 대만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지는 않지만 우리는 비공식적 강력한 관계를 갖고 있다"고 돼 있다.

이는 최근 수정된 것으로 이전보다 '하나의 중국' 지지가 약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선 버전에서는 "미국 정부는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를 중국 유일의 합법 정부로 인식하며 대만은 중국의 일부이고 중국은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중국이라는 것을 인정한다"고 돼있었다. 또 "미국 정부는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표현도 있었다.

미국 해군 7함대 소속 알레이버크급 미사일 구축함
미국 해군 7함대 소속 알레이버크급 미사일 구축함 '샘슨'(DDG-102)이 지난달 26일 대만해협을 항해하고 있다. 미 해군 함정이 대만해협을 통과한 것은 올해 들어 세 번째다. 중국은 이를 '공개적인 도발'로 규정하면서 강력히 반발했다.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은 최근 대만 해협에서 연일 '세력 과시'에 나서는 모양새다. 중국 항공모함 전단(戰團)이 대만 동부 해역에서 군사훈련을 하자 미국이 이지스함을 대만 해협으로 보내 견제에 나선 것.

대만을 담당하는 중국군 동부전구는 미 해군 7함대 소속 타이콘데로가급 이지스 순양함 포트로열이 10일 대만 해협을 통과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동부전구는 "미 군함이 대만 해협 통과를 대외적으로 선전하는 공개 소동을 벌였다"며 "미국이 도발하는 이유는 대만 독립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 대만 해협의 긴장을 격화시키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중국은 대만을 자국의 영토로 간주하고 대만 해협을 자국의 '앞바다'로 여기기 때문에 미국 등 외국 군함의 통과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과거 미 군함의 대만 해협 통과는 연례행사 수준이었으나 미·중 갈등이 본격화되면서 미 군함의 대만 해협 통과는 사실상 월례 행사로 굳어졌다.

지난달에도 알레이버크급 미사일 구축함 샘슨함이 대만 해협을 통과했다. 미국이 날로 거세지는 중국의 대만 압박에 맞서 자국 군함을 대만 해협으로 보내 대만 지지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중국은 이달 초 '연간 훈련' 명목으로 자국 항공모함 랴오닝함 전단을 대만 동부 해역으로 보내 전투 훈련을 하며 무력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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