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로 한강에 빠진 여학생 구한 남성 "내 존재 가치와 타인의 소중함 느낀 순간"

한강에 빠진 여학생을 구한 남성의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전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 남성이 노들섬 부근에서 한강에 빠진 여학생을 허리띠를 이용해 구조한 사연이 알려져 화제다.

1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에 따르면 A씨는 전날 저녁 한강 노들섬에서 물에 빠진 여학생의 생명을 구했다.

당시 노들섬을 걷던 A씨는 한강대교 아래쪽에서 여학생이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모습과 사고 현장 주변에서 70~80대로 추정되는 노인이 "사람이 물에 빠졌다"고 외치는 모습을 목격했다.

A씨가 급히 달려 물가로 다가가자 물에 빠진 여학생은 지친 목소리로 "살려 달라"고 외치고 있었고, 할아버지는 "물로 뛰어들어 여학생을 구해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여학생은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수면 아래, 위로 움직이고 있었다. 나와의 거리는 2.5~3m 정도였다"며 "여학생이 완전히 잠긴 것을 보니 수심은 최소 2~3m로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 순간 A씨는 기지를 발휘해 허리띠와 사이드백 끈을 연결한 뒤 여학생을 향해 던졌다.

다행히 여학생은 A씨가 던진 줄을 한 번에 붙잡았고 A씨는 여학생을 1.5m 정도로 보이는 강변의 시멘트 직벽으로 끌었다. A씨는 주변인들의 도움을 받아 여학생을 물밖으로 꺼내 구조할 수 있었다.

A씨는 여학생에게 저체온증이 올까 봐 주변 여성분들에게 수건이나 옷으로 물기를 닦고, 온몸을 마사지하게 했으며, 야외용 얇은 돗자리와 타프를 여학생에게 덮어줬다.

이후 119구급대가 출동해 여학생을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A씨는 전했다.

A씨는 "(구조 후)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것을 느끼면서 나의 침착한 대처에 스스로 놀랐다"면서 "살면서 사람 목숨을 직접 구해본 적이 이번을 포함해 총 3번 있다"고 했다.

이어 "요즘처럼 우울하고 답답한 상황에서 내 존재 가치와 더불어 살아가는 다른 분의 소중함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어서 참 행복했다"며 "여러분도 시간 되면 유튜브에서 응급상황 대처법 같은 영상 보고 마인드컨트롤(심리조절) 훈련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