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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섭의 광고 이야기] 배려하지 않는 광고는 망한다

하나의 아이디어가 세상의 빛을 보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조직 속의 상사라는 보고 라인을 모두 설득해야 하는데 그것이 만만치 않은 일이다. 사진: pixabay
하나의 아이디어가 세상의 빛을 보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조직 속의 상사라는 보고 라인을 모두 설득해야 하는데 그것이 만만치 않은 일이다. 사진: pixabay

광고 일을 하다 보면 광고주한테서 자주 듣는 말이 있다.

"조금 더 발전시켜 봅시다."

하지만 이 말에는 함정이 있다. 바로 '발전'이라는 단어의 함정이다. 우리는 흔히 생각한다. '여기서 더 손을 더 만지면 더 좋아지겠지'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광고에선 의외로 아닌 경우가 더 많다.

결국, 광고주가 말하는 발전은 자신들의 입맛대로 바꿔 가는 방향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광고는 철저하게 '배려'의 기술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 광고인 것 같지만 사실 상대방이 듣고 싶은 말을 해주는 것이다.

발전 과정에서 광고주의 입맛 또는 보고 라인의 상사의 입맛에 맞추어 정형화된 광고가 나오고 만다. 소비자는 멀리 있지만 컨펌 받아야 하는 상사는 가까이에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그것이 세상 빛을 보는 건 매우 힘든 과정을 거친다.

그러면서 광고에 "소금도 쳐보자!", "설탕도 넣어보자"면서 광고는 이 맛도 저 맛도 잃어버린다. 최초 날 것 그대로 본연의 맛이 사라지고 만다. 맛만 사라지면 다행이지만 광고주의 취향에 따른 잡탕밥이 되고 만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전문가 의견에 따르라. 그것이 가장 빠르고 정확한 방법이다. 행정의 업무는 공무원에게 맡겨야 하고 수술은 의사에게 맡기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의사에게 '이 부위를 째서 저기를 봉합해달라'고 하는 순간 자신의 몸은 망가진다.

광고는 철저하게 배려의 커뮤니케이션이다. 나보다 상대를 앞세워라. 그러면 광고 캠페인의 성공은 가까워질 것이다.

광고는 배려의 기술이다. 상대를 배려하지 않으면 그 광고는 망한다. 사진: pixabay
광고는 배려의 기술이다. 상대를 배려하지 않으면 그 광고는 망한다. 사진: pixabay

'어떻게 광고해야 팔리나요'의 저자(주)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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