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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1달러 된 '루나'…권도형 10일 전 발언 재조명 "코인 95%는 죽을 것"

테라폼랩스 권도형 최고경영자(CEO). 야후파이낸스 유튜브 캡처
테라폼랩스 권도형 최고경영자(CEO). 야후파이낸스 유튜브 캡처

한국산 가상화페 '루나'의 폭락으로 시장이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테라와 루나를 발행한 권도형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CEO) 발언이 주목받고 있다.

그는 루나 폭락 일주일 전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코인의 95%는 죽을 것 입니다. 그걸 지켜보는 건 재미있겠죠"라고 밝힌 바 있다.

권 대표는 지난 5일 체스 관련 인터넷매체 '체스닷컴'과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가상화폐 기업이 향후 5년간 얼마나 남을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웃음을 터뜨리며 "95%는 죽을(몰락할) 것이다. 하지만 그걸 지켜보는 일도 재미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단호한 느낌을 주려는 듯 화면에 손을 휘두르며 "95%는 죽을 것"이라고 두 차례 말했다.

기자는 권 대표의 발언에 웃음으로 화답했지만 다소 놀란 표정을 지었다. "재미있을 거라고요?"라고 웃으며 되묻기도 했다.

권 대표의 발언은 불안정한 가상화폐 시장에서 옥석을 가리는 과정이 찾아올 것이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한편으로는 루나의 발행자로서 생존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13일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모습.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자매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UST) 폭락으로 전 세계 가상화폐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비트코인은 9개월여 만에 4천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연합뉴스
13일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모습.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자매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UST) 폭락으로 전 세계 가상화폐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비트코인은 9개월여 만에 4천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연합뉴스

하지만 테라와 루나의 가치는 권 씨의 인터뷰 1주일 뒤인 지난 12일 사실상 가격을 부여할 수 없는 수준으로 하락했다. 루나의 낙폭은 당일 하루에만 95% 이상, 1주일 전과 비교해 99% 이상으로 커졌다.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의 시장조사업체 펀드스트렛은 테라와 루나의 연계된 하락을 '죽음의 소용돌이(death spiral)'로 묘사했다.

스테이블코인을 표방하는 루나는 달러화처럼 중앙은행에서 발행되는 통화와 같은 가격으로 설정돼 있다. 가치는 채권이나 어음을 준비자산으로 보유하는 식으로 보존된다. 테라폼랩스는 테라에 루나를 연계하는 방식을 택했다. 테라는 가치 하락 시 1달러어치의 루나를 받는 차익 거래 형식으로 최대 20%의 이익을 돌려받도록 설계됐다. 테라 가격이 1달러 이하로 곤두박칠 치면서 그야말로 루나의 가치가 종잇장이 되버린 것.

권 씨 13일 트위터를 통해 "지난 며칠간 UST 디페깅(1달러 아래로 가치 추락)으로 엄청난 충격을 받은 테라 커뮤니티 회원과 직원, 친구, 가족과 전화를 했다"며 "내 발명품(루나·UST)이 여러분 모두에게 고통을 줘 비통하다"고 밝혔다.

그는 "탈중앙화 경제에선 탈중앙화 통화가 마땅하다고 생각하지만, 현재 형태의 UST는 그런 돈이 아닐 것이라는 점이 확실하다"고 스테이블 코인 UST의 실패를 자인했다.

이어 "나를 비롯해 나와 연계된 어떤 기관도 이번 사건으로 이익을 본 게 없다"며 "나는 (폭락 사태) 위기에 루나와 UST를 팔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루나의 현재 가격은 0.0001달러다. 1달러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 코인 테라(UST) 가격은 80% 넘게 추락한 12센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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