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만성콩팥병 환자가 지켜야 할 식습관

우리나라 만성콩팥병 환자 증가율 세계 3위…조기 발견이 중요
저염식, 저칼륨식, 저인산식이 중요…균형 있는 단백식이 필요

여상목 대구 여상목내과의원 원장.
여상목 대구 여상목내과의원 원장.

지난 2015년 미국 신장데이터시스템(USRDS) 조사 결과, 우리나라 만성콩팥병 환자의 증가율은 세계 3위였다. 즉 우리나라의 만성콩팥병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콩팥은 우리 몸속의 정수기 역할을 한다. 우리 몸속 노폐물을 걸러주고 불필요한 수분을 배출하며 나트륨, 칼륨, 칼슘, 인 등 신체 기능에 반드시 필요한 물질의 농도를 항상 일정한 상태로 유지할 수 있게 한다.

만성콩팥병은 다양한 원인 질환으로 인해 콩팥의 기능이 떨어진 상태로, 콩팥이 몸의 노폐물을 걸러내지 못하고 수분과 전해질 조절이 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만성콩팥병은 조기에 발견해 진행을 늦추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만약 만성콩팥병 진단을 받았다면 그때부터는 식습관, 운동, 약물치료 등으로 콩팥이 더 손상되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콩팥병과 관련한 다양한 관리가 있지만 콩팥병 환자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다,

첫 번째는 저염식이다. 콩팥병 환자는 싱겁게 먹어야 한다. 만성콩팥병은 체수분과 염분조절의 장애가 생기는 질환이기 때문에 콩팥 기능이 떨어진 상태에서 짜게 먹을 경우 체내에서 나트륨 배출이 잘 되지 않아 부종이 생기고, 혈압이 상승할 위험이 있다.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일반 성인의 나트륨 섭취량은 5~6g이며 만성콩팥병 환자들에게 권장되는 나트륨 섭취량은 2~3g으로 이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 저칼륨식이다. 만성콩팥병은 소변으로 배출되는 칼륨의 양이 제한되기 때문에 혈중 칼륨농도가 높아질 수 있다. 혈중 칼륨농도가 높아지면 부정맥이 생길 수 있고, 심한 경우 심정지가 유발되어 목숨이 위험할 수 있으므로 만성콩팥병 환자라면 칼륨 섭취를 줄여야 한다.

칼륨이 다량 함유된 대표적인 식품군으로 과일류, 채소류가 있다. 특히 과일 중 참외, 토마토, 바나나, 천도복숭아, 키위, 토마토주스 등에 칼륨이 많다. 곡류 중에는 근대, 무말랭이, 쑥갓 등에 다량의 칼륨이 포함돼있다. 또한 옥수수, 밤, 팥, 은행 등의 곡류에도 칼륨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은 식품들의 섭취를 줄이는 동시에 생활 속에서 칼륨을 제거하는 조리 방법이 병행돼야 한다. 먼저, 껍질과 줄기에는 칼륨이 많으므로 껍질은 벗겨서 사용한다. 또한 채를 썰거나 잘게 토막을 내어 따뜻한 물에 2시간 이상 담가 두어야 하며, 물에서 데치거나 끓인 후 물은 버리고 조리해야 한다.

세 번째는 저인산식이다. 콩팥병 환자가 인을 많이 섭취해 혈중 인 농도가 높아지면 가려움증이나 관절통이 생길 수 있고, 신성골이영양증으로 인해 골다공증이 생길 수 있다. 우유, 치즈 등 유제품, 호두, 땅콩, 잣 등 견과류, 미역 등 해조류, 현미, 오트밀, 잡곡밥 등에 다량의 인이 포함돼있기 때문에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좋다.

네 번째는 고단백을 피하는 식이다. 만성콩팥병 환자의 식이 습관 중 저염식 만큼 중요한 것은 단백질 섭취량 조절이다. 단백질이 우리 몸 안에서 대사되면서 요독으로 작용하기도 하고, 콩팥을 통해 빠져나가면서 콩팥을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단백질을 과하게 섭취할 경우 콩팥에 부담을 주게 되고, 기능을 더 빨리 악화시키게 된다.

단백질이 많이 포함된 음식은 각종 고기류와 계란·우유·치즈 등 유제품, 두부·콩비지 등이다.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 것이 있다. 환자의 혈액 속에 단백질이 적어 영양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에는 저단백 식이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저단백 식사로 인한 영양실조 때문에 콩팥 기능이 악화되고 다른 합병증이 유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에는 균형 있는 단백식이가 중요하다.

여상목 대구 여상목내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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