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강민진 "정의당 간부·지선 후보에 성폭력 피해" 주장

강민진 전 청년정의당 대표. 강민진 페이스북
강민진 전 청년정의당 대표. 강민진 페이스북
강민진 전 청년정의당 대표 페이스북
강민진 전 청년정의당 대표 페이스북

강민진 전 청년정의당 대표가 정의당 내에서 당직자 등으로부터 잇따라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강민진 전 대표는 16일 오후 5시 48분쯤 "정의당 내에서 또다시 성폭력 피해를 입은 뒤, 이제는 더 이상 침묵할 수 없어 어려운 이야기를 꺼낸다"고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저는 청년정의당 당직자 A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 "저에 대한 잘못된 주장이 전 당직자 B씨에 의해 유포되고 언론에까지 보도된 후, 이로 인한 충격으로 극단적 선택을 결심했다가 정신과 폐쇄병동에 입원하는 등 이미 벼랑 끝에 몰려 있었던 상황이었다"며 "그 가운데 A씨가 저지른 성폭력은 저를 벼랑 너머로 등을 떠밀어버리는 행위였다"고 했다.

강민진 전 대표는 "A씨는 처음에 저를 '도와주겠다'며 접근했다. 그는 B씨를 비롯해 몇몇 사람들이 서로 말을 맞추어 저를 가해자로 몰아갔다고 이야기하면서, 하지만 본인만큼은 제 편이니 믿어도 된다고 했다"며 "그러나 A씨는 자신이 제 편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한편, 동시에 은근한 위협을 느끼게끔 했다. 그는 '나 역시 당신에게 해를 가할 수 있는 존재이지만, 나는 그러지 않고 있다'는 것을 강조했고, 자신에게 잘 대해주지 않으면 자신 역시 제가 갑질을 했다는 주장에 가담할 수도 있다는 식의 암시를 반복적으로 줬다. 제가 얼마나 불리한 처지에 있는지 끊임없이 환기시키며,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과시하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A씨에 대해 강민진 전 대표는 "그(A씨)는 지금도 주요 당 간부로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며칠 전 저는 그를 정의당 당기위에 제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는 저 뿐 아니라 가족들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며 "가해자는 사건 이후에도 아무렇지 않게 청년정의당 당직자로 일하며 저에게 활동 홍보 메시지까지 보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강민진 전 대표는 또다른 성폭력 피해도 호소했다.

그는 "정의당 내에서 이런 일을 겪은 것이 처음도 아니었다"며 "지난해 11월, 대선을 앞두고 열린 전국 행사의 뒷풀이 자리에서, 모 광역시도당 위원장은 저의 허벅지에 신체접촉을 했다"고 밝혔다.

잇따른 성폭력 피해와 관련, 강민진 전 대표는 "당 지도부 중 신뢰할 만 한 분에게 털어놓기도 했다"며 "여영국 대표 등에게 처음 공식적으로 알렸다. 하지만 회의 현장에서 여영국 대표는 '이번 일은 공식 절차를 밟지 않고, 내가 해당 위원장에게 경고를 하겠다. 아무도 이 일에 대해 발설하지 말라'는 내용으로 결론지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그는 "'발설하지 말라'는 말은 저에게도 압박으로 다가왔다. 저 역시 공식 절차를 밟는 것을 주저하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회의에서의 당대표의 반응을 보며 '역시 앞으로도 영원히 침묵할 수밖에 없겠구나'라고 체념했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고, 이어 "그로부터 사과문을 받고, 사과문을 수용하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해당 위원장에 대해 강민진 전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의당의 단체장 후보로 출마했다"면서 "정의당은 공직후보자 심사 과정에서 성폭력 전력을 공천여부 판단의 기준으로 두고 있으며, 타 정당에 비해 엄격한 공천 기준을 세우고 있음을 홍보해왔다. 그러나 제 사건에 대해 당 대표도 알고 있고,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자격심사위원장인 사무총장도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의 의사를 한 번도 묻지 않은 채 당은 그를 지방선거 후보로 공천했다"고 정의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이같은 피해 사실을 잇따라 밝히고, 정의당내 조처에 대해서도 비판한 강민진 전 대표는 "묻고 싶다. 바깥으로 논란이 되지 않으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 정의당다운 방식인가. 대외적으로 논란이 되면 진실이 무엇이든 개인에게 책임을 넘기고 꼬리를 자르는 것이 정의당다운 방식인가"라고 거듭해 물으면서 "저는 또다시 당내에서 성폭력을 당해야 했다. 그동안 당은 무엇이 바뀌어 왔는가. 제가 헌신하고 사랑했던,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호하고 싶었던 당에 실망하는 것이 저에게는 너무나 피눈물 나는 일"이라고 했다.

이 가운데 정의당 지도부가 강민진 전 대표의 호소를 사실상 외면했다는 주장과 관련, 여영국 대표와 정의당 관계자 등은 언론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 대변인을 통한 대응을 얘기했다" "발설하지 말라고 한 것은 강민진 전 대표가 관련 사안을 비공개로 논의해달라고 해서 나온 말이다" 등의 해명을 내놓은 상황이다.

▶강민진 전 대표는 2개월 전인 3월 15일 '갑질 의혹'으로 사퇴했다.

이 의혹에 대한 해명도 글 말미에 자세히 밝혔는데, 강민진 전 대표는 우선 자신에게 운전을 시키려 했다는 '대리 운전' 의혹을 제기한 당직자를 두고는 그가 정작 운전을 할 줄 모른다며, 오히려 자신(강민진 전 대표)이 해당 인물을 비롯한 당직자들을 위해 운전을 수차례 해 준 적 있다고 해명했다.

또 '택배 심부름' 의혹을 두고는 외부일정이 있을시 택배기사 방문 시점에 사무실에 있는 당직자에게 전달을 부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강민진 전 대표가 한 당직자에게 '임금 삭감'을 통보하며 갑질을 했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당직자의 임금을 비롯한 근로조건은 당 취업규칙이 정한 바에 따라 적용되기 때문에 제가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