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흑인에겐 이렇게"…명문대서 흑인 학생 물건에 소변 본 백인 학생

학교 측, 가해 학생 즉각 정학 및 기숙사 퇴거 조치

스텔렌보스 대학교 기숙사에서 전날 새벽 한 백인 학생이 1학년 흑인 학생 방에서 소변을 보는 장면. 트위터
스텔렌보스 대학교 기숙사에서 전날 새벽 한 백인 학생이 1학년 흑인 학생 방에서 소변을 보는 장면. 트위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명문대학교에서 백인 학생이 흑인 학생의 소지품에 소변을 보는 사건이 발생해 흑인 사회의 공분이 일고 있다.

16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 명문 대학 중 하나인 스텔렌보스 대학교 기숙사에서 전날 새벽 한 백인 학생이 1학년 흑인 학생 방에 들어가 책상, 노트북 등 소지품에 소변을 봤다.

남아공 학생조직인 남아공학생회의(SASCO)에 따르면 당시 방에서 자고 있던 흑인 학생은 방에 소음이 들리자 잠에서 깼다. 흑인 학생이 "뭐하는 거냐"고 묻자 백인 학생은 "흑인 소년들(Black boys)에게 이렇게 하는 것"이란 답변을 받았다.

당시 상황은 영상으로 촬영돼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됐다.

영상엔 백인 학생이 책상에 소변을 보는 모습과 흑인 학생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백인 학생은 영상 촬영자가 '방에서 소변을 보는 이유'를 묻자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며 중얼거리기도 했다.

사건 이후 온라인에 영상이 퍼지자 가해한 백인 학생의 사진과 이름이 유포되는 등 남아공 흑인 사회의 공분이 이어졌다.

백인 정권의 유색인종 차별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인종 거주 분리 정책)가 폐지된 지 28년이 지났는데도 명문대학에서 아직 인종차별적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zero tolerance for racism(인종차별에 대한 무관용)' 피켓을 든 학생의 모습. 트위터

이날 캠퍼스에서는 모든 인종의 학생들이 항의 시위했다. SASCO 측은 가해자의 퇴학을 요구했다.

피해 학생은 여전히 충격을 받은 상태며 상담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 학생은 전날 기숙사 회의에서 해당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학교 측은 그를 즉각 정학시켰고 기숙사에서 퇴거 조치했다.

스텔렌보스 대학교 관계자는 "다른 학생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기 위해 대학을 오는 학생은 없다. 타인의 존엄성을 훼손하고 미안하다고 말할 권리는 없다"며 "인종차별적인 사건을 강력히 규탄한다. 이런 행동은 대학에서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조사를 통해 가해 학생에 대한 퇴학 및 형사 처벌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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