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크고 화려한 무대가 좋은 걸까. 프랑스 살롱 문화처럼,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없는 작은 공간에선 좀 더 편안하고 부담없이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연주자와 관객이 자연스레 하나로 어우러지고, 관객 입장에선 연주자의 땀방울과 숨소리까지도 보고 느낄 수 있다는 장점도 크다.
최근 대구 명덕네거리 인근(남구 중앙대로49길 4, 3층)에 개관한 '카메라타대구'가 그런 공간이다. 면적 50㎡, 최대 30석의 소규모 살롱콘서트 전용홀인 이곳에선 지난 3월 23일 개관 공연을 시작으로, 2개월이 채 안 되는 기간 벌써 4차례 공연이 펼쳐졌다. 서하나(36)‧최지민(37) 두 공동대표의 노력을 통해서다.
이들은 각각 같은 대학에서 성악과 작곡을 전공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음악활동을 하고 있다. 서 대표는 10년 전쯤 결혼을 하면서 음악활동을 중단한 뒤, 지난해부터 대학원에 입학해 합창지휘를 배우고 있다. 최 대표는 작곡가·편곡가이자 '앙상블 비욘드'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서 대표는 "음대를 졸업한 뒤 연주를 갈망하는 젊은 연주자는 많은 반면, 대규모 연주회장에 설 수 있는 연주자는 한정돼 있다. 결국엔 연주 기회를 얻지 못해 음악을 접는 후배를 많이 봤다. 연주자들이 자신이 원하고 준비만 돼있다면 언제든 무대에서 관객과 만나고 음악의 끈을 이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게 오랜 꿈이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 공간을 처음 만들며 음악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클래식 아카데미도 함께 운영하기로 다짐했다. 그 첫걸음으로 다음 달엔 일반인을 위한 가곡교실과 어린이를 위한 동요교실을 개강한다. 향후엔 '카메라타대구 앙상블'과 '카메라타대구 합창단'을 꾸리는 게 꿈이다.
이들은 21일 부부의 날을 맞아 다섯 번째 기획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소프라노 박지은과 바리톤 서정혁이 함께 꾸미는 듀오 콘서트 '너&나 그리고 우리'다. 두 연주자 모두 영남대 객원교수이자 '부부 성악가'다. 각자 솔리스트로 활동하며 여러 국내외 오페라 무대에 주역으로 섰지만, 정작 두 사람이 함께 연주할 기회는 흔치 않았다는 점에서 기획한 무대다. '사랑'을 주제로 한 부부 성악가의 특별한 연주를 만나볼 수 있다는 게 두 공동대표의 설명이다.
이날 연주회엔 최지민 공동대표가 반주자로 나선다. 최 대표는 "대구에 기반을 둔 젊은 음악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공간으로 만들어 가겠다. 하우스 콘서트 문화가 활성화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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