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 후보로 나선 여야 후보들은 17일 전동 휠체어를 타고 장애체험 시간을 가졌다. 교통 약자들이 겪는 불편을 직접 느낀 이들은 이동권 문제에 한목소리를 내기로 약속했다.
이날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장애인 복지시설인 밝은 내일 IL 종합지원센터 주최로 '6·1 지방선거 후보자 장애체험' 행사가 열렸다. 행사에는 대구시장에 출마한 서재헌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한민정 정의당 후보, 수성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인선 국민의힘 후보 등이 참석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를 대신해 부인 이순삼 씨가 체험에 나섰다.
참석자들은 동성로에서 전동 휠체어를 탄 채 버스를 타고 2·28기념중앙공원까지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휠체어를 타고 점포에 들어가 보고 장애인 화장실을 사용하기도 했다.
행사 시작 전 참석자들은 전동 휠체어에 앉아 작동법을 미리 배웠지만 조작이 서투른 만큼 마음먹은 대로 휠체어가 움직이지 않아 진땀을 흘렸다. 특히 저상버스를 탈 때는 탑승이 여의치 않자 버스기사가 나서서 도와줘야 했고, 후보들은 연이어 "죄송하다"고 했다.
2·28기념중앙공원에서는 울퉁불퉁한 길에 휠체어가 덜컹였고, 장애인 화장실에서도 들어가는데 10분 넘게 걸릴 정도로 애를 먹었다. 입구가 좁아 왔다갔다를 반복해야 해서다.
체험을 마친 서재헌 민주당 후보는 "선거 준비 스트레스 그 이상"이라며 "버스 탈 때 죄인이 된 느낌이었고 화장실 이용도 힘들어 이용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장애인 화장실 개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나를 만들더라도 정말 불편하신 분 관점에서 제대로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
한민정 정의당 후보도 "평소 예쁘다고 생각한 길이 장애인이 휠체어를 타고 다니기에는 정말 힘든 길이겠다고 생각했다"며 "이번 행사는 체험이 아니라 공감이었고, 이런 공감이 정책적으로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순삼 씨는 "버스 타는 것과 화장실 들어갈 때 특히 더 힘들었다"며 "오늘 체험한 것을 남편한테 가서 이야기하겠다"고 했다.
이 같은 행사는 지방선거 때마다 열렸고, 대구시장 후보들은 정책 발굴에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4년 전에도 권영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를 비롯해 임대윤 민주당 후보, 김형기 바른미래당 후보가 20분 남짓 전동 휠체어 체험 시간을 갖고 장애 인식 개선과 대책 마련 필요성을 공감했다.
그리고 2019년 대구시는 출입구 턱 때문에 휠체어와 유모차가 들어가기 어려운 음식점, 약국, 카페, 이·미용실 등 300㎡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 경사로와 무선 도움 벨, 장애인 화장실 손잡이 등 편의시설 설치비를 최대 100만원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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