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17일부터 새 정부가 제출한 59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심의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기획재정위원회(기재위)에서는 여야를 막론 세수(稅收) 추계 오류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고 국방위원회에서도 추경 재원마련을 위해 삭감된 국방예산이 군의 전력과 사병들의 복지수준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기재위에서는 정부가 올해 두 번째 추경을 편성하면서 53조3천억원 규모의 초과 세수를 반영한 세입 경정이 도마에 올랐다. 구체적으로 세수 예측의 신뢰성을 두고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지적이 잇따랐다.
양경숙 민주당 의원은 "세수 추계도 할 줄 모르는 기재부는 재정 당국의 기본 자격도 없는 것"이라며 "해체하고 다시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도 "새 정부에 진상품 바치듯이 국민 세금을 속였다. '재정 쿠데타'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여당에서도 쓴 소리가 나왔다.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대구 동구갑)은 "세수 추계 모형도 새로 만들고 인사도 했지만 그런데도 이렇게 (오차가) 나온다는 얘기는 아직 뭔가 미흡한 점이 많다는 얘기"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대구 달성군)은 "사실은 그 정도 오차가 있는 건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국민께 걱정을 끼쳐드린 부분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개선을 약속했다.
아울러 추 경제부총리는 "코로나19가 다시 엄청나게 창궐하거나, 대외로부터 엄청난 경제 쇼크가 있어서 대량 실업이 있지 않은 이상 올해 추경을 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국방위원회에서는 추경재원 마련을 위한 세출 구조조정 과정에서 국방부 예산이 대거(1조6천억원) 삭감된데 대한 우려가 쏟아졌다.
김민기 민주당 의원은 "(새 정부에서) 선제타격을 제일 먼저 맞은 데가 국방부다. '방 빼라'고 했을 때 아무런 저항을 안 하니 정부 부처에 소문이 다 났다. 국방부는 때려도 반항도 못한다"라며 "추경을 하니 국방부 예산을 뚝 잘랐다. 국방부가 호구 잡힌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진표 민주당 의원은 군 병영생활관 내 부속시설인 18개 취사 식당 개선사업 예산이 56% 깎인 것을 지적했다. 그는 "요즘 신세대 병사들은 쫄면, 햄버거, 한식 등을 먹고 싶어 한다. 이걸 선택하는 것이 장병 식생활 개선의 중요한 방향이었는데 이 사업을 다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여당 소속인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대구 동구을)도 "국방 예산이 추경 때마다 뭉텅이로 잘려 나간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라며 "애초 예산을 짤 때 오류가 있었고 6개월 앞도 못 내다본 엉터리 예산편성 아니냐 지탄을 받더라도 아무 할 말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장병들의 방탄 헬멧 등은 생산 능력 자체가 제한돼 불가피하게 예산을 집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피복, 방탄 헬멧 등과 관련해 실제로 재고량이 있기 때문에 장병들에게 직접 영향이 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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