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 시내버스 ‘막차 종점 운행 이행 시점’ 더 앞당기자

대구 시내버스 노사는 기존 오후 11시 30분에 종료했던 차량 운행 시간을 이튿날 0시 20분까지 50분 늘리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 대구 시내버스 막차도 종점까지 운행할 전망이다. 운행 종료 시간이 다가오면 종점까지 가지 않고 노선 중간에 운행을 종료한 '악습'이 사라지는 것이다. 대구시와 버스업계가 해결책을 찾은 것은 늦었지만 환영할 일이다. 코로나19 거리두기가 해제된 만큼 시민 불편 해소를 위해 막차 운행 시간 연장 시점을 앞당길 필요가 있다.

늦은 밤 버스를 타 본 대구 시민이라면 누구나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내려 달라는 안내를 받은 황당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대구는 준공영제를 실시하는 다른 광역도시 가운데 가장 일찍 시내버스 막차가 끊긴다. 혈세로 막대한 재정 지원을 받고도 시민 편의라곤 눈곱만큼도 생각하지 않는 운행 방식에 대해 시민들의 불만이 높았다. 준공영제 도입의 기본 취지인 공익성이 실종됐다는 비판이 거셌다.

이 같은 비판에 노사 합의는 이뤄졌지만, 종점 운행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기존 노선의 배차 간격과 막차 출발 시간을 노선별로 모두 조정하고 운행 계획안을 마련한 뒤 노사 합의를 다시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합의가 원만하게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서비스는 개선되지만 임금 인상으로 늘어난 재정 지원금 112억 원에 연장근로수당까지 더하면 내년 대구시의 시내버스 재정 지원금은 2천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세금이 더 들어갈 수밖에 없지만 시민의 편의를 위해 감수해야 한다.

대구시와 대구 시내버스 노사는 하루빨리 시내버스 막차가 종점까지 운행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시민들의 인내심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다른 도시의 시내버스는 종점까지 어떻게 운행이 이뤄지는지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심야 버스 도입도 검토하는 한편, 대구 시내버스가 친절하고 안전하고 시간을 잘 지키는 진정한 '시민의 발'로 거듭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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