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에 제 핏줄인 형님 두 분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지난 12일 경북 구미시 선산읍의 한 주택가에서 권준식(78) 씨가 6·25 전사자 유가족의 DNA 시료채취를 위해 방문한 육군 제50사단 예비군지휘관에게 이같이 말했다.
권 씨가 찾는 6·25전쟁 전사자는 당시 8사단에 입대했던 권 씨의 형인 고(故) 권원석 이등병과 권원준 하사이다. 당시 무을면에 살던 두 형제는 함께 입대를 한 뒤 1950년 8월과 11월에 전사해 가족의 품으로 아직까지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권 씨는 1950년 당시 6살로 늦둥이로 태어나 전사한 형제들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고, 남겨진 사진도 없어 어릴적 어머니로부터 이야기를 전해들은 내용이 형제를 떠올릴 수 있는 전부였다.
하지만 이날 권 씨가 6·25전쟁 전사자 유가족 DNA 시료채취에 동참하며 전사한 형제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DNA 채취가 전사자 기준 최대 8촌까지 가능해 권 씨의 아들도 실시했다.
권 씨는 "국가를 지키고자하는 신념 하나만으로 부모와 동생을 남겨둔 채 입대한 형님들을 찾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방법도 잘 모르고 70년이 넘는 시간도 지나다보니 포기하고 있었다"며 "처음에는 전화로 6·25전사자 유가족 DNA를 채취한다고해서 보이스피싱으로 의심했지만 담당관들이 직접 집까지 찾아와서 시료 채취를 해주니 언젠가 형제들을 찾을 수 있는 한 줄기 희망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제가 살아있는 동안 형님들의 유해가 제 품으로 돌아오게 된다면 작은 잔치상이라도 마련하고 형님들에게 '정말 보고싶었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50사단은 지난해 6월부터 지자체와 협력해 6·25 전사자 유가족 집중 찾기활동을 벌이고 있다. 구미 지역의 경우 지금까지 140여 명을 대상으로 DNA 시료채취를 완료했다.
50사단 측은 앞으로도 6·25 전사자 유가족 DNA시료채취를 실시하며 이름 모를 산야에 홀로 남겨진 호국 용사들의 유해가 가족의 품에 되돌아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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