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춘추칼럼] 윤석열 대통령, 국민과의 허니문이 중요하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우리나라는 5년 단임 대통령제다. 5년 단임의 우리나라는 임기 초 1, 2년 동안 주요 국정 과제를 추진하고 3, 4 ,5년 차에 관리하여 성과를 내려 한다. 그리고 마지막 5년 차는 레임덕을 방지하고 정권 재창출을 준비한다.

지난 10일 출범한 윤석열 대통령의 5년도 국정 성과를 내기에는 매우 짧을 수도 있다. 특히나 윤석열 정부의 과제는 어느 대통령보다 난제다. 정책적으로 본다면 부동산 안정과 미래 세대를 위한 일자리 창출, 미래 성장 동력을 만들어야 하고, '디커플링'(Decoupling)으로 나타나는 국제관계에서 외교 안보도 큰 도전이다. 또한 3대 세습 체제 존속을 위한 핵 개발로 인한 국제 제재와 코로나19로 인한 셀프 봉쇄는 북한 체제의 위기를 더 가속시켰다. 위기의 북한은 남북 관계에서 난제이기도 하지만 한반도 평화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즉 패러다임의 대전환 시기다. 이러한 가운데 공약으로 내걸었던 정상 국가와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려면 5년은 오히려 짧을 것이다.

그렇다고 5년 임기를 탓하면서 새 정부가 공약이나 국민의 기대를 이행하지 않거나 국정 과제를 줄여 변경하기는 힘들 것이다. 이유는 이번 대선이 1987년 5년 단임제 이후 정당 연임에 실패한 첫 대선이라 야당의 정치적 에너지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만약 임기 초부터 민심을 저버려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하락하면 임기 내 국정 동력은 조기에 약화된다.

분명 5년 단임제 임기는 너무 짧을 수도 있다. 그러나 과거 정권, 즉 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 대통령의 5년 임기를 되돌아보면 국제관계의 일대 전환, 대한민국 정치 패러다임의 변화 등 역사적 전환점이 되는 성과도 많았고, 금융위기 등 국가 위기 상황과 극복도 있었다. 그렇게 보면 결코 5년이라는 기간은 짧은 기간이 아니다.

5년 임기는 자연의 시간 개념으로 본다면 모든 정부에 똑같다. 그러나 그 5년은 임기를 어떻게 운용∙관리하느냐에 따라 정부마다 달라질 수 있다. 그럼 5년 임기를 길게 가져가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 번째는 효율적∙체계적 국정 운영 계획이다. 그러려면 반드시 참고해야 할 것이 역대 대통령의 국정이다. 역대 정권에서의 정책 우선순위와 시기별 운용 계획 및 성과를 분석하면 분명 5년 임기 내 성공적 국정 성과를 낼 뿐만 아니라 임기 중에 새롭게 발생하는 과제나 위기 관리도 더 잘 해 나갈 것이다. 특히나 과거 정권과의 부정이나 단절보다는 발전적 계승이란 관점에서 보면 더더욱 그러할 것이다.

다음 5년 임기를 길게 가져가는 두 번째 방법은 협치다. 협치는 다시 말해 야당∙국민과의 관계(라포·Rapport)로 특히 임기 초에 중요하다. 과거에는 대선에 패배한 야당은 신정부에 대해 임기 초 1, 2년 동안은 극한 대립보다는 비판적 관망으로 여∙야 간 그 나름 암묵적 허니문 기간이 있었다. 이는 대선 패배 인정과 함께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에 대한 배려이며, 정권 발목 잡기 역풍에 대한 우려였다. 그나마 여론의 눈치를 본 것이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 당선 이후 여·야 간 허니문 기간이 사라지면서 정권 초부터 극한 대립을 했다. 갈수록 신정부가 야당과 협치, 즉 허니문 기간을 가지는 게 어려워졌다.

그러다 보니 신정부는 국민과의 허니문 기간이 더 중요해지는데, 이는 임기 초 대통령 국정평가로 나타난다. 만약 신정부가 민심에 기반한 국정 운영을 할 경우, 국민의 힘이 실릴 것이다. 이는 신정부와 국민 간의 허니문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에서 여소야대의 몸집만 믿고 야당이 국정 발목 잡기를 한다면 그 결과는 다음 총선에서 국민이 판단한다. 현명한 대통령은 국민을 지렛대로 5년을 8년같이 사용하는 대통령일 것이며, 현명하지 못한 대통령은 국민에 맞서며 5년을 4년 아니 1, 2년과 같이 사용할 것이다.

정권 출범 직후인 지난 14~16일 쿠키뉴스-한길리서치의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은 50.3%였다. 다른 조사기관 국정 수행 조사도 비슷하다. 인수위 초기보다는 소폭 상승했다고는 하지만, 1987년 이후 역대 단임 정부 출범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달리 말해 신정부와 국민의 허니문으로 보기에는 다소 낮다. 이로 인해 현 정부의 앞길이 험난할 수도 있다. 이를 극복하는 것은 민심뿐이며, 민심을 이기는 야당은 없다. 따라서 현 정부는 야당과 협치가 잘 안 될 경우 민심을 얻는 것이 야당을 이기고 국정에 성공하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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