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수목원이 개원한 지 벌써 20년이 흘렀다. 그동안 관리하는 분들의 정성으로 철마다 꽃이 이어서 피고, 푸른 숲이 우거진 아름다운 곳이 되었다.
대구수목원은 다른 수목원에는 없는 특별함이 있다. 대구수목원이 처음부터 수목원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원래 이곳은 대구시가 운영하던 쓰레기 매립장이었다. 더 이상 쓰레기를 매립할 수 없게 되자 매립장을 폐지하고 그 위 4~5m를 흙으로 덮었다. 풀만 자라는 빈 땅이 보기 싫어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그곳에 수목원을 만들자고 누군가 제안을 했고, 대구시 임업직 공무원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정성으로 가꾼 결과 오늘의 아름다운 수목원이 되었다.
이제는 주말이면 대구수목원을 찾아오는 방문객이 너무 많아 감당하기 어렵게 되었다고 한다. 주변 교통 체증도 심각하다고 한다.
또한 위치가 대구의 서쪽으로 너무 치우쳐 있어 동쪽 시민들은 멀고 찾아가기 어렵기도 하다. 그래서 대구시는 동쪽에 두 번째 수목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대구수목원은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성공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대구수목원의 정체성과 향후 나아갈 길을 다시 정립해야 할 때가 되었다.
지금까지는 대구 시민들에게 휴식을 주는 아름다운 수목원이 되는 것이 목표였다면, 앞으로는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명소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되려면 대구수목원만이 갖는, 다른 수목원에서는 찾을 수 없는, 특별한 것을 갖고 있어야 한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의 모나리자처럼, 그것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세계 각지에서 일부러 찾아오게 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
대구수목원만의 대표 화초나 수목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무엇이든 상관없다. 기왕이면 대구경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면 더 좋겠다. 멸종위기에 놓여 있는 희귀식물도 좋을 것이다.
대구가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외지인들이 찾아오고 싶어 하는 매력적 도시, 아름다운 도시가 되어야 한다. 대구가 아름다운 도시가 되면 사람들이 모일 것이고, 사람이 모이면 경제는 알아서 살아난다. 그것이 아름다움이 갖는 힘이다.
그런데 대구에는 외지 사람을 확실하게 끌어모을 수 있는 매력적인 자원이 그리 많지 않다. 그동안 많은 분들의 노력으로 대구만의 매력적인 명소들이 최근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지만 막상 외지인에게 추천할 때 손가락을 몇 개 꼽지 못하고 멈추게 된다.
그렇다면 이것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다. 우리가 새로 만드는 것이다. 매력적인 콘텐츠를 하나씩 채워가야 한다.
대구수목원뿐만 아니라 건축물이나 공원, 미술관, 작은 도로표지판 하나를 만들 때에도 외지 사람이 일부러 찾아와서 볼 정도로 매력적인 콘텐츠를 가져야 한다.
모든 건축물은 미적 요소가 기능적 요소와 동일한 수준에서 고려되어야 한다. 새로 짓는 대구시청은 더욱 그렇다. 건축물, 공간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모습도 지금보다 더 세련되고 아름다워져야 한다.
대구는 패션도시가 아닌가. 굳이 비싼 옷이 아니라도 색감만 매치를 잘하면 세련되게 보인다. 프랑스 파리가 그렇다고 한다. 공간과 사람이 아름다운 대구를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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