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7일 취임하고 바로 다음 날 단행한 윤석열 정부 첫 검찰 인사에서 이른바 '윤석열 사단'으로 통하는 검사들이 전면에 배치됐다.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 이원석 대검차장, 신자용 법무부 검찰국장이 모두 윤석열 대통령과 손발을 맞췄던 특수통 라인이다. 반면 문재인 정부에서 승승장구했던 고위직 검사들은 한직으로 밀려났다.
김오수 전 검찰총장을 비롯해 여러 명의 고검장들이 '검수완박'에 반대하며 사표를 제출해 검찰 고위직엔 공석이 많다. 또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안 시행(9월)을 앞두고 있어, 검찰 조직을 새롭게 추슬러야 할 필요성도 있다. 지난 정권에 '부역'하느라 공정과 법을 내팽개친 검사들로 하여금 성찰하도록 할 필요도 있다. 거기에 신임 법무부 장관이 추구하는 색깔이 있는 만큼 역대급 '물갈이' 성격의 인사를 예상할 수는 있다. 그럼에도 한 장관은 역대 어느 정부, 어느 법무부 장관보다 인사에 더 조심스러워야 한다.
윤 대통령과 한 법무부 장관은 검찰 출신이다. 능력과 소신을 기준으로 인사를 단행한다고 하더라도 특수통 검사들의 전면 배치는 '윤석열 사단 전면 배치'라는 오해를 부를 수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어느 편이냐'에 따라 승진 및 보직 인사에서 승승장구하거나 좌천을 거듭하자 검찰은 알아서 엎드렸다. '정치 검사'들은 정권 관련 수사를 아예 뭉개거나 게을리했다. 그 대가로 자신들은 고위직을 차지했지만,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과 국가에 돌아왔다.
검찰이 권력형 범죄를 인지하고도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자, 정권 관련 부정은 점점 늘어났다. 쌓인 죄가 늘어나고 임기를 마칠 때가 되자 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그것을 덮기 위해 '검수완박' 입법까지 강행하게 됐다. 여기에는 검찰의 책임도 크다. 한 장관은 검찰이 살아 있는 권력의 죄를 처벌함으로써 무너진 공정을 되찾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정권 관련 죄가 쌓이지 않고 그것이 정권을 지키는 길이기도 하다. 그러자면 검찰이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 출발은 인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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