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편 죽이는 방법' 美작가, 소설 모방해 남편 살해한 혐의로 기소

사건 현장서 차량 발견, 집에 있던 미등록 총기와 거액 보험금 수령 사실도 드러나

낸시 브로피가 2018년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 데이브 킬렌
낸시 브로피가 2018년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 데이브 킬렌

미국의 로맨스 추리 소설가 낸시 크램튼 브로피(71)가 자신이 쓴 책 '남편을 죽이는 방법(How to murder your husband)'을 모방해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브로피는 2018년 6월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한 요리 학교에서 자기 남편인 다니엘 C 브로피에게 총을 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사건 현장 CCTV에서 의심스러운 정황을 포착하고 브로피를 용의자로 지목해 수사했다.

경찰은 CCTV 화면 속에서 브로피의 차를 발견했다. 브로피가 집에 있다고 주장한 시간이었다.

이에 대해 브로피는 자신은 그곳에 간 기억이 없으며 나중에 일어난 일에 대해서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브로피의 집에서는 미등록 총기와 총기 조립 부품 등 추가 증거들이 연이어 발견됐다.

브로피는 총기를 소지한 사실과 총기 부품을 구매한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나 총은 자신의 것이 아닌 부부의 것이었으며, 이는 소설을 쓰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브로피가 돈 때문에 남편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브로피는 당시 대출을 받을 만큼 경제적으로 어려웠으면서도 남편 생명 보험료로 매달 수백달러를 지출했다.

브로피 측은 당시 그가 보험 판매원으로 일하고 있었기 때문에 여러 보험에 가입했고, 남편의 사망 보험금을 모두 돌려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브로피가 140만 달러(약 17억8천만원)를 받은 것을 확인했다.

한 녹취에서 브로피는 "내가 댄과 25년 간 함께 산 끝에 그가 없는 노후를 보내고자 남편을 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보험사는) 돈을 주지 않을 거야"라고 발언했다.

브로피는 3개월 뒤 살인 혐의로 기소될 예정이다.

한편, 브로피는 지난 2011년부터 소설 '당신의 남편을 죽이는 방법(How to murder your husband)'을 온라인 신문에 연재했다.

이후 '잘못된 남편(The Wrong Husband)', '마음의 지옥(Hell On The Heart)', '잘못된 경찰관(The Wrong Cop)' 등 소설 7편을 꾸준히 발표했다.

이번 사건도 그의 소설처럼 ▷거액의 보험금 지급 ▷기억상실증이라고 주장하는 무일푼의 용의자 ▷사라진 흉기 ▷범인을 현행범으로 잡는 감시카메라 등의 추리 소설적 특징을 모두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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