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법원은 무장하지 않은 채 통화 중이던 행인에게 자신의 위치가 노출될 것을 우려하며 그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20대 러시아 병사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 법원은 민간인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러시아 전차사단 소속 바딤 시시마린(21) 하사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
시시마린 하사는 지난 2월 28일 북동부 수미주의 추파히우카 마을에서 무장하지 않은 62세 남성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시시마린 하사가 상급자의 '살인 명령'을 수행하면서 총으로 피해자의 머리에 몇 발의 총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시시마린 하사는 당시 우크라이나 군에 표적이 돼 러시아군 동료 4명과 함께 차를 타고 도망쳤다.
그는 피해자가 자전거를 타고 통화하는 모습을 보고 자신들의 위치가 노출될 것을 우려한 상사의 명령을 받고 피해자를 사살했다.
재판부는 이날 "국제법 질서에 반하는 범죄라는 점을 감안해 종신형을 선고했다"고 판시했다.
시시마린 하사는 이날 법원 내 마련된 강화유리 박스 안에서 유죄평결 낭독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그가 가만히 선 채 얼굴에 아무런 감정을 내비치지 않았다고 전했다.
시시마린 하사 측은 "사회적 압력"으로 저지른 행위라면서 항소할 것을 밝혔다.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 경제포럼 화상 연설에서 "1만3천 건의 러시아군에 대한 전쟁범죄 사건 조사를 시작했다"며 "49명의 혐의가 보고돼 기소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중 첫 전범재판이 시시마린 하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이번 판결에 우려를 표명하며 시시마린 하사를 도울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같은 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모든 러시아 시민의 운명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현장에서 시시마린 하사를 보호할 방법이 많지 않다. 다른 경로를 통해 계속 시도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다른 경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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