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전국동시지방선거가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19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후보 간 대결이 뜨겁다. 맞대결에 나선 강은희 후보와 엄창옥 후보는 잇따라 공약을 내놓으면서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섰다. 이들 후보로부터 주요 교육 현안에 대한 입장과 계획을 들었다.
◆고교학점제 보완 필요…자사고 등은 상반된 입장
2025년 전면 도입될 예정인 고교학점제를 둘러싸고 찬성과 반대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또한 지난 정부가 2025년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외고)를 일괄 폐지하기로 했던 것과 달리, 이번 정부는 다양한 학교 유형을 마련하는 고교 체제 개편을 검토한다고 밝히면서 존치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같은 고교 교육 다변화에 대해 두 후보는 다른 의견을 나타냈다.
▶강은희=고교학점제 취지에는 일정 부분 동의하지만, 전면 도입은 무리다. 윤석열 정부 인수위원회에서도 가칭 '온라인 고교' 설치 등 보완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중 하나가 수업량 감축인데, 이러면 기초 학습 시간이 줄고, 기본 교과인 국어, 영어, 수학 등이 시수가 감소할 수 있다.
또 과목 선택권을 확대하면 여러 과목을 지도해야 하는 교사들의 업무량이 늘어나 피로가 쌓이고, 결국 학생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다.
결국, 학생의 교과목 선택권 확대는 교원 수급 문제와 공강 시간 발생, 소수 학생이 선택한 과목의 개설과 이수 문제 등 현장에서 많은 문제를 일으킬 것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예견하고 보완책을 마련한 다음 시행하는 것이 좋다.

자사고와 외고는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을 지향하는 시대 정신으로 볼 때 존치가 필요하다. 학습이 느린 학생들을 보완하는 것처럼 학습이 빠른 학생들을 위한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자사고와 외고 등이 고등학교 교육 과정을 충실하게 이행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엄창옥=수업 집중도를 높이고 주도적 학습을 하도록 하는 고교학점제의 취지는 좋지만, 이를 실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있지 않다.
고교학점제 시행을 위해선 교실 마련과 교사 수급, 교재개발이 선행돼야 한다. 또 대입제도와의 연계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수시 제도 평가 방식과 혼선이 있고, 정시 제도와는 전면적으로 충돌하기 때문이다.
대입제도의 대변화라는 나비효과가 기대되지만, 학생들의 학습 부담 등 여러 부작용이 우려된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한 뒤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사고, 외고, 국제고, 영재학교 등을 유지하는 것은 고교체제의 다변화가 아니라, 고교 줄 세우기와 특권학교 확대를 의미하는 것으로 철회해야 한다.
코로나19에 따른 교육 격차와 불평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다변화라는 명분으로 각종 특권학교를 유지한다면 교육 공공성은 훼손되고 교육은 시장화될 것이다. 이는 다양성과 선택권을 추구하는 고교학점제와도 상충되는 정책이다.
◆기초학력 부진 해법은…학력평가 부활 찬·반 엇가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학생들의 기초학력 부진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 정부는 '초·중·고교 전수 학력평가 부활'을 교육 공약 중 하나로 내세웠다. 대구에서도 기초학력 부진 해소가 중요한 현안이다. 이에 대해 두 후보는 엇갈린 입장을 보였다.
▶강은희=원칙적으로 학력평가 부활에 찬성한다. 학생들 줄 세우기 차원이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한 학습결손을 회복하고 학급 격차는 줄이기 위해서 맞춤형 지원이 필요해서다.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선 학력평가를 통해 잘하는 교과목과 부진한 교과목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진단하고, 보충이 필요한 부분을 확인함으로써 향후 학습계획을 수립할 수 있고, 나아가 진로 준비 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다.
학교에서도 평가 결과에 따라 다양한 보충 지도 방안을 찾고, 교육청에서도 잘하거나 부진한 교과목이 무엇인지 전체적인 경향을 파악, 지원 방안과 대책을 수립할 수 있다.
다만 평가 결과를 어떤 범위까지 공개하고, 학생 개개인을 위해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는 고민해야 할 점이다.
▶엄창옥=학력평가를 통해 기초학력 부진을 해결하려는 시도는 학교와 아이를 줄 세움으로써 부진한 학생들에게 학습을 포기하게 하거나 부정적 자아개념을 갖게 하고, 사교육을 조장하게 될 것이다.
기초학력 보장을 위해선 학급당 학생 수를 줄여 교사들의 시선과 손길이 학생들에게 한 번이라도 더 가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기초학력 부진 학생을 위해선 평가가 아닌 복지 혹은 보상 교육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를 위해 눈 맞춤 교육과 학생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다.
인공지능, 메타버스를 통한 진단과 지원을 비롯해 기초학력전담교사를 확대하겠다. 학생성장통합지원센터를 통해 학생 맞춤 지원을 확대해 아이들이 자신의 색으로 빛날 수 있도록 하겠다.
◆교육환경 개선 한 목소리…세부 방안은 달라
대구에선 학군 선호 현상과 아파트 개발사업 등을 이유로 특정 지역에서 과밀 학급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또 낡은 학교 시설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에 대해 두 후보는 교육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지만, 구체적인 해결 방안에 대해선 차이를 나타냈다.
▶강은희=과밀 학급을 해소하고자 학생 수를 28명 이하로 낮추는 정책을 연차적으로 추진하겠다.
단기적으로 기존 시설 내 전용 교실 확보가 가능한 곳에 대해 먼저 학급을 증설하겠다. 장기적으로는 특정 지역 쏠림 현장을 해소하도록 학교 이전 재배치와 함께 중·고등학교 배정방식 변경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IB 학교 등 우수 교육 프로그램을 확산하고, 행정·재정적 지원을 확대하는 등 학부모와 학생들의 교육 만족도를 높여 쏠림 현상을 완화하겠다.
지난 4년간 교육감으로 재직하면서 학교 환경개선 사업, 미래학교 리노베이션, 도서관 현대화 사업 등을 통해 많은 부분을 개선했다. 획일적인 교실 모습에서 탈피해 토론, 활동 중심의 수업이 가능한 교실로 바꿨다. 지금까지 성과를 바탕으로 미래형 학교의 모습을 갖추도록 노력하겠다.
▶엄창옥=선호지역의 과밀 학급 문제 해결하려면 구도심의 작은 학교를 살려야 한다. 작은 학교부터 예산과 인력 지원해 학급 당 학생 수 20명 상한제를 실시하고, 업무 중심에서 교육과정 중심으로 학교를 운영하겠다.
낡은 학교 시설은 학생들의 안전과 미래 학교를 위해서라도 리모델링을 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쉼과 놀이를 제공하고, 학교에 머무르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공간혁신을 해야 한다.
학교가 단지 학습만 하는 경직된 공간이 아니라 미래 삶의 장소로서 교육과 창의의 공간으로 재구성하겠다. 새로운 공간 속에서 학생들은 놀이를 통해 창의성을 높이고 쉼을 통해 건강하게 성장을 할 것이다.
나아가 학교 숲, 학교 농장, 태양광 시설 등을 설치해 탄소 중립을 실현하는 등 기후위기대응 교육의 기반을 마련하겠다.
◆AI·SW 교육에 공감…각자 해법 제시
정부는 초·중등 단계부터의 AI(인공지능)·SW(소프트웨어) 교육 필수화를 위해 디지털 역량 강화와 정보교육 시수 확대, 코딩교육 내실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후보들은 AI·SW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신만의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강은희=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디지털 대전환이 급속도로 이뤄져 AI·SW 교육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AI 교육은 AI 이해 교육과 AI 활용 학습지원으로 구분해 추진할 계획이다. SW 교육은 논리적 사고력과 문제해결력 함양을 목적으로 텍스트 기반의 코딩교육을 강화할 것이다.
학생뿐만 아니라 교원들의 디지털 역량도 강화하겠다. 주요정책으로는 ▷인공지능 인증 프레임 워크 도입 ▷AI·SW 인재 양성 협의회 운영 ▷지능형 업무·학습지원 플랫폼 구현 ▷빅데이터 및 클라우드 기반 AI·SW 교육 도입 등이다.
▶엄창옥=AI·SW 교육은 미래사회를 대비하는 정보교육의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시대적인 변화에 맞춰 학생들의 디지털 리터리시(글을 읽고 쓰는 능력)를 높일 SW·AI 교육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적응하면서 인공지능의 혜택에서 소외되지 않는 교육환경을 구축하겠다. AI·SW 교육에서 교육 기회의 격차, 교육의 질 저하 문제를 해결하겠다. 학생들의 AI·SW 소양 강화를 위해 교육정책에 있어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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