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벌써 당선된 홍준표?… 선거운동 공개 스케줄 '하루 2개'

캠프 측 "유관단체 만나 정책면담"
"후보 목 잠길 만큼 소화" 해명에도
"어차피 당선이니 쉬나" 의심 눈초리

홍준표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캠프가 공개한 홍 후보의 공개 일정. 홍 후보 캠프 제공
홍준표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캠프가 공개한 홍 후보의 공개 일정. 홍 후보 캠프 제공

6·1 전국동시지방선거 대구시장 경쟁의 무게추가 홍준표 국민의힘 후보 쪽으로 크게 기울어지면서 홍 후보의 여유있는(?) 하루 일정이 정치권의 입길에 올랐다.

타 지역 단체장 후보들이 새벽녘 아침 인사부터 늦은 밤까지 온갖 스케줄을 치러내는 데 반해 홍 후보는 하루에 시장 방문 1회, '정치 버스킹' 1회씩의 단촐한 공개 일정만 소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홍 후보 캠프에 따르면, 홍 후보는 지난 19일 이후 매일 2회의 공개 일정만 소화한다. 오후 2시 혹은 4시쯤 전통시장 1곳을 방문한 뒤 7시에 각 지역 광장에서 '정치 버스킹'을 여는 식이다. 다른 정당 후보들은 물론, 같은 당 다른 지역 광역단체장 후보들과 비교했을 때도 여유로움이 눈에 띄는 스케줄이다.

가령 25일 하루동안의 일정만 비교해봐도 서재헌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오전 7시 출근길 인사부터 오후 9시 교회 방문까지 쉼없는 일정을 소화한 반면, 홍 후보는 북구 팔달시장을 방문한 뒤 팔거광장에서 정치 버스킹을 열었을 뿐이었다.

대구와 마찬가지로 국민의힘의 '텃밭'인 경북도지사에 출마한 이철우 후보와 비교해도 홍 후보의 일정은 여유롭다. 지난 24일 일정을 비교해보면, 홍 후보는 오후 4시 대구 서구 원고개시장을 방문한 뒤 7시 정치 버스킹을 진행했다. 반면 이 후보는 오전 9시 30분부터 경북 봉화와 영양, 청송, 영덕 등을 돌아다니며 합동유세 및 장날인사를 치렀다.

그렇다면 남는 시간에 홍 후보는 뭘 하고 있을까.

각종 유관단체 관계자들을 만나 간담회를 갖는 등 비공개 일정을 통해 '심도있는 민심 청취'에 주력한다는 게 캠프 관계자의 설명이다.

홍 후보 측 관계자는 "각종 단체에서 면담 요청과 정책 제안이 쇄도해 오전에 3~4곳, 오후에 2곳 가량을 만나 후보가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며 "지난 24일 개인 면담을 진행한 뒤 주민자치연합회와 재향군인회 회장단을 만났고, 그 전날에는 유림회 회장단과 공공어린이집연합회 회장단 면담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책 제안 중 되는 건 받아들이고, 안되는 건 설득하면서 시정 구상을 구체화한다. 후보의 목이 잠길 정도로 열심히 만나고 있다. 보는 사람도 없는 공개 유세나 아침 인사보다는 이런 선거운동이 더 선진적이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가 지난 24일 재향군인회 회장단과 간담회를 하는 모습. 홍 후보 캠프 제공
홍준표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가 지난 24일 재향군인회 회장단과 간담회를 하는 모습. 홍 후보 캠프 제공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압도적인 지지율을 이미 확보한 홍 후보가 '어차피 당선될 것'이라는 판단에 굳이 선거운동에 나서지 않으려 한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자연스레 경쟁자들의 비판도 쇄도하는 분위기다.

한민정 정의당 후보는 25일 "아무리 지지율이 1위라도 시민을 무시하지 말고 제대로 소통하라"고 공격했고, 서재헌 민주당 후보도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시민들은 홍 후보가 열심히 선거운동하지 않는 모습에 허탈해한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가 20일 오후 대구 수성시장에서 한 시민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홍준표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가 20일 오후 대구 수성시장에서 한 시민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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