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사람] '안동 고성이씨 사람들의 삶과 역사' 펴낸 이재업 회장

"낡았지만 남겨져야 할 유산"…10년 전 시례청전 발행 후 가문 자료 더 풍성히 담아

안동 고성이씨 사람들의 삶과 역사를 담은 책
안동 고성이씨 사람들의 삶과 역사를 담은 책 '시례청전' 출판기념회가 24일 안동 반구정에서 열렸다. 이 책은 고성이씨 탑동파 후손인 이재업 성균관유도회 경북도본부 회장의 시간과 금전의 투자가 있어서 가능했다. 엄재진 기자

'청전'(靑氈). 짐승의 털로 만든 푸른색 담요를 말하지만, 대대로 집안에서 전해 내려오는 물건이나 세업(世業) 등을 뜻한다.

서성 왕희지의 아들 왕헌지의 집에 도둑이 들었을때 물건을 훔치는 것을 모른척 하던 그가 도둑이 탑상에 놓여있던 푸른 모전에 손을 대자 일어나 "그 청전은 집안에 전하는 옛 물건이니 그냥 둘수는 없겠는가?"라 말했다는 일화에서 유래된 말이다.

'시례청전'(詩禮靑氈). 안동 고성이씨 문중의 선조들의 시와 예, 삶과 역사를 담아낸 책 이름이다. '안동 고성이씨 사람들의 삶과 역사'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 출판기념회와 학술대회가 24일 고성이씨 안동 반구정에서 열렸다.

이 책 출간은 안동 고성이씨 탑동파 후손인 이재업 성균관유도회 경북도본부 회장의 시간과 금전적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책 집필과 출간에만 3년의 세월을 투자했다.

이재업 회장은 "낡았다고 할 수 있는 구물이지만, 결코 버려지거나 잊혀져서는 안되는 것들, 오랫동안 그 청전의 의미를 되새기며 선조들이 남긴 유산들을 수습해 왔다"고 했다.

그는 "반드시 지켜져야 했던 것들이지만, 실상의 거의 산실되거나 우리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어 희소성마저 드는 그것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마음을 무겁게 했다"는 말로 집안 사람들의 삶을 책으로 엮어내도록 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이 책은 지난 2013년 안동 고성이씨 선조들의 행장(行狀)과 묘도문자(墓道文字)를 중심으로 정리했던 '시례청전' 발행 이후 10년의 세월을 투자해 가문 사람들의 삶과 역사, 지역사회와의 인연 등 좀 더 많은 자료를 담아 펴냈다.

이 회장은 "우리 가문이 상당히 부를 지키며 누대를 이어왔지만, 그것을 빙자해 뷸합리하게 명성을 구하거나 방만하게 안주한 흔적은 찾기가 어렵다"고 했다.

특히, 그는 "자료 수집 과정에서 한결같이 겸허하고 청렴한 삶의 면모를 보여주었고, 국가와 사회가 위험에 처했을때 주저없이 떨쳐 일어났던 삶은 여러 기록에서 당대에 그치지 않고 가풍으로 오랜 세월 계승되어온 정신유산의 소산임을 알 수 있다"고 덧 붙였다.

안동 고성이씨 사람들의 삶과 역사를 담은 책
안동 고성이씨 사람들의 삶과 역사를 담은 책 '시례청전' 출판기념회가 24일 안동 귀래정에서 열렸다. 이 책은 고성이씨 탑동파 후손인 이재업 성균관유도회 경북도본부 회장의 시간과 금전의 투자가 있어서 가능했다. 엄재진 기자

전통문연구소 효원재(曉元齋)에서 출간한 이 책에는 '고성이씨 법흥문중 세거도'를 비롯해 가문의 시작과 영광·위기, 임진란과 고성이씨, 고려 말과 조선 후기 고성이씨 사람들의 삶과 문화, 고성이씨 가학, 독립운동사, 지역과 타 문중과의 인연 등을 집대성 해놓고 있다.

특히, 공민왕의 개혁정치와 홍건적의 난, 공민왕의 안동몽진 등 고려말의 사회상에서 고성이씨 사람들의 역할은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자료를 소개한 것으로 학계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당시 홍건적의 난이 발발했을 당시 고성이씨 이암(李嵒)은 수문하시중으로 거시적 안목의 계책을 통해 미쳐 정비되지 못한 군대의 결집을 이끌었으며, 민심수습과 의병 모집 등 막후활동에 역량을 발휘했다.

특히, 전투 중에 셋째아들 이음을 잃었음에도 경상도안렴사로 파견됐던 넷째아들 이강을 시켜 공민왕의 안동 몽진을 위한 민심수습과 재정을 확충토록하고, 몽진시에는 안전에 나서는 등 공민왕 안동 몽진 전 과정에서 지대한 역할을 하도록 했다.

이재업 회장은 "이 책이 안동 고성이씨 집안의 역사에 머물지 않고, 지역과 유림사회에 조금이라도 쓰임이 있기를 바란다. 이 책을 발간하는데 도움 준 각 종파 종손 및 집안 어르신들과 감수와 글을 맡아 준 서수용, 임노직, 김동진 선생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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