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의 초등학교에서 무차별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어린이 19명과 교사 2명 등 최소 21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범인은 인근 고등학교에 다니는 18세 남성으로 범행 현장에서 경찰에 사살됐다.
24일(현지 시간) CNN방송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살바도르 라모스는 텍사스주의 소도시 유밸디의 롭 초등학교 앞까지 차를 몰고 가 교내로 진입한 뒤 교실을 돌며 학생들을 겨냥해 소총과 권총을 쐈다.
이 총격으로 2, 3, 4학년 학생 19명과 4학년 담당 여교사 등 성인 2명이 현장에서 즉사했다. CNN에 따르면 병원으로 옮겨진 중상자도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1만5000여 명이 사는 유밸디는 멕시코 접경 지대에 있고, 주민 대부분이 멕시코·라틴아메리카계로 저소득층이 많은 곳이다.
라모스는 경찰이 출동하자 바리케이드를 치고 대치하다 총에 맞아 사망했다. 경찰은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며 단독 범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범인은 범행 전 소총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주변에 "이제 막 하려고 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등 사실상 참극을 예고했지만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다.

이번 참사는 2012년 어린이 20명을 포함해 총 26명이 사망한 코네티컷주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큰 피해가 난 초등학교 총격 사건이다.
이달 14일 뉴욕주 버펄로 흑인 주거 지역의 한 슈퍼마켓에서 18세 백인이 총기를 난사해 10명이 사망한 지 불과 열흘 만에 이 같은 참극이 발생하자 미국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1970년 이후 이번 텍사스 사건까지 미국 내 초중등학교에서 발생한 무차별 총기난사 사건은 모두 188건에 달한다.

◆미국 헌법이 총기소지 보장… 해묵은 정쟁
미국은 총기규제법상 18세 이상이면 총을 구매할 수 있다. 현재 미국의 야당인 공화당 텃밭으로 유명한 텍사스주는 전통적으로 총기소지 권리가 광범위하고 촘촘하게 보장되는 지역으로 손꼽힌다.
당장 그레그 애봇 텍사스 주지사 역시 오는 27일 전미총기협회(NRA) 후원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반면, 민주당 소속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4일 한일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백악관 연설에서 분노를 터트렸다. 그는 "지긋지긋하고 진절머리가 난다(sick and tired of)"며 "더 이상 (총기 규제가) 학살을 막는 데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지 말라"고 소리질렀다.
또 "18세 아이가 가게에 들어가 총기를 살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이다. 사람 죽이는 것 말고 총기가 필요할 일이 무엇이겠냐"며 "이 문제에 맞설 용기를 주는 우리 사회의 중추는 어디 있는가"라면서 의회에 총기규제 법안 처리를 강력히 촉구했다.
이날 크리스 머피 민주당 상원의원 역시 "어느 나라에서도 아이가 그날 학교에서 총에 맞을지 모른다는 걱정을 하는 곳은 없다"며 "말 그대로 무릎 꿇고 두 손 모아 동료 의원들께 빈다. 해결책을 찾을 때다"고 강조했다.
반면,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은 "많은 정치인들이 이 사건을 정치화하려고 한다"며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시민들의 권리를 당장 민주당이나 미디어에서는 제한하려고 한다 이게 해법이 아니다"고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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