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녕, 그림책] ‘아름다운 우리 섬에 놀러와’ 外

◆아름다운 우리 섬에 놀러와(허아성 글·그림/ 국민서관 펴냄)

햇살이 반짝이는 바닷가, 한 소녀가 플라스틱병 안에 소중한 선물과 편지를 담아, 바다로 띄워 보낸다. 독자는 물결 따라 움직이는 플라스틱병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읽는다. 즐거운 기분으로 모험에 나선 플라스틱병은 점차 예상치 못한 장면과 맞닥뜨리게 된다. 목에 감긴 그물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바다거북, 쓰레기가 산처럼 쌓인 플라스틱 섬….

'아름다운 우리 섬에 놀러와'는 글 없는 그림책이다. 그 때문에 어린이 독자에게도 환경이라는 추상적인 문제를 어렵지 않게 설명할 수 있다. 플라스틱 과잉으로 인한 문제를 다루는 이 책은 플라스틱을 쓰면 안 된다고 강력하게 요구하거나 쓰레기를 없애는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다. 그저 우리가 직면한 상황을 그림으로 보여줄 뿐이다. 때론 백 마디 말보다 한 장의 그림이 강력한 법이다. 56쪽. 1만4천원.

◆근육 아저씨와 뚱보 아줌마-숲(조원희 글·그림/ 사계절 펴냄)

어느 이름 모를 숲에, 울룩불룩한 근육에 새들 무등 태워 주기를 좋아하는 근육 아저씨와 개미들을 바라보다 잠드는 뚱보 아줌마가 살고 있다. 작은 생명도 다치지 않게 조심히 움직이고 잘 돌봐준다. 친근함과는 거리가 먼 이들의 외형에 예상 밖의 모습이 겹치니, 우습기도 사랑스럽기도 하다. 사람들의 선입견을 깨부수는 이른바 '반전 매력'이다.

그림책 '근육 아저씨와 뚱보 아줌마-숲'은 화면을 가득 채운 감각적인 붉은 몸과 벗은 몸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인물들의 태연함을 통해 기분 좋은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게 한다. 등장인물들은 편안하게 자기를 드러내고, 도움을 주고받으며, 자연스레 어울린다. 조원희 작가의 그림책 가운데서도 인물이 돋보이는 수작으로, 평온한 호흡으로 '공생'의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이다. 그림체도 주제와 걸맞게 따뜻하고 부드럽다. 48쪽. 1만4천500원.

◆여기는 비비타운

비숑 강아지 월터 비비는 자신처럼 버림받은 강아지와 고양이, 즉 '비비'들이 모여 사는 마을인 '비비타운'을 건설한다. 비비타운은 집과 목욕탕, 의자와 식탁, 미끄럼틀까지 모든 게 뾰족뾰족하고, 마름모꼴인 엉뚱하고 불편한 곳이지만, 비비들은 그곳을 진심으로 사랑한다. 어느 날 월터가 건축상을 받으러 떠난 사이, 거센 태풍이 비비타운을 모두 휩쓸어 버리는데….

'여기는 비비타운'은 2022년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 라가치상 코믹스 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으로, 한때 누군가에게 버림받은 강아지와 고양이들이 비비타운이라는 마을에 모여 재미있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가의 신선한 상상력으로 구현된 비비타운에서 사랑스러운 동물 캐릭터들의 웃음기 넘치는 대사와 매력적인 이야기가 돋보인다. 52쪽. 1만4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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