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술 통해 환경을 되돌아보다…대구신세계갤러리 ‘Greenery Dream’

6월 20일까지

강영민, PLATUBO AFF Chair, 2021, PVC, 83x55x45cm (2). 대구신세계갤러리 제공
강영민, PLATUBO AFF Chair, 2021, PVC, 83x55x45cm (2). 대구신세계갤러리 제공

산업혁명 이후 꾸준히 이어져온 대량 생산과 소비, 코로나19로 야기된 일회용품 남용, 그로 인해 맞닥뜨린 다양한 기후위기들. 풍요에 중독돼 소비를 행복으로 여겨온 삶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우리 자신에게 물음표를 던져봐야 할 시점이다.

대구신세계백화점 8층 신세계갤러리가 우리 삶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얘기하는 환경테마전 '그리너리 드림'(Greenery Dream)을 열고 있다. 8명의 작가가 지구 지원의 한계와 생태계의 현실적 수용력을 받아들이는 다양한 방식을 작품으로 표현한다.

강영민 작가는 파이프 제조 과정에서 버려지는 PVC 폐기물을 응축시켜 쌓은 업사이클링 오브제를 선보인다. 현대 문명이 토해낸 산업 폐기물의 잔해들은 독특한 질감과 색채를 드러내며,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예술적 실천을 감각적으로 보여준다.

버려진 헌 책을 활용한 김지수 작가의 작업은 인간의 문명을 위해 소비된 자연을 함축한다. 말아서, 혹은 꼬아서 다시 조합한 종이들은 자연이 소비로서 끝나지 않고 순환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규한 작가는 나이키 박스를 활용해 의자 형태의 리사이클링 오브제를 연출한다. 획일화된 브랜드 로고를 반복적으로 드러냄으로써, 실제가 아닌 이미지를 소비하는 자본주의 사회를 꼬집는다.

이혜수, Falling in, 2020, mixed media, variable size. 대구신세계갤러리 제공
이혜수, Falling in, 2020, mixed media, variable size. 대구신세계갤러리 제공

간판을 제작하고 남은 자투리 폐기물을 활용한 이혜수 작가의 작품은 기하학적 도형과 선명한 색감으로 강렬한 느낌을 준다. 포리 작가는 버려진 가전제품을 분해해, 인간과 유사한 형태의 휴머노이드 로봇, 반려동물로 재탄생시킨다.

또한 엄기준 작가는 태평양의 쓰레기 섬을 가감없이 그려내, 지구의 자원들을 끊임없이 소비하고 버리는 인류의 무책임한 행동을 직설적으로 표현한다. 옥현숙 작가는 그물을 통해 자연과 인류의 얽히고 설킨 관계망을 보여준다. 촘촘히 엮인 씨실과 날실은 곧 삶의 흐름이자, 유기적인 하나의 세계임을 말한다.

황다영 작가는 미지의 세계 바다의 예측불가능한 모습을 가구 형태의 오브제로 나타낸다. 가구라기에는 다소 불편할 수 있는 형태인데, 이는 인간에 의해 재단되지 않은 자연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감수해야 할 불편함을 그대로 담고 있다.

조유진 대구신세계갤러리 큐레이터는 "오랫동안 발전이라는 명목 아래 자연을 대상화하고 착취해 온 우리는 지금이야말로 쉼의 미학을 갖고 주변을 되돌아보며 지속 가능한 지구에 대한 의식을 실천해야 할 때"라며 "인류가 직면한 환경과 이에 반응하는 다양한 예술적 방식을 통해 우리의 삶과 자연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고 했다.

전시는 6월 20일까지 이어지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백화점 휴관일에 휴관한다. 053-661-1508.

옥현숙, 삶과 생명을 짜다, 2019, mixed media, 70x90x15cm. 대구신세계갤러리 제공
옥현숙, 삶과 생명을 짜다, 2019, mixed media, 70x90x15cm. 대구신세계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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