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가 불과 한 달 만에 다시 올랐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에 손을 댔다.
금통위는 26일 정례회의를 열고 연 1.50%인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해 1.75%로 조정했다. 이와 함께 금통위는 "세계적으로 성장세가 둔화, 우리 수출 증가세도 낮아지겠으나 민간 소비가 개선되는 데 힘입어 회복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통위는 지난 4월 기준금리를 올린 데 이어 이번에 추가 인상했다. 2개월 연속으로 기준금리가 인상된 것은 지난 2007년 이후 약 15년 만의 일이다. 또 기준금리가 1.75%를 기록한 건 2019년 이후 약 4년 만이다.
금통위는 지난 2020년 5월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인 0.50%까지 낮췄다. 코로나19 사태가 악화, 경기 침체가 우려됐기 때문이다. 이어 2021년 8월과 11월, 올해 1월과 4월에 이어 이날까지 약 9개월 사이에 0.25%p씩 다섯 차례, 모두 1.25%p나 금리를 올려 기준금리가 1.75%에 이르게 됐다.
2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건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진 상황 탓이다. 향후 1년 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의 전망값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5월 3.3%로 2012년 10월(3.3%) 이후 9년 7개월 만에 최고치. 4월 소비자물가지수도 작년 4월에 비해 4.8%나 상승했다.
금통위는 이날 소비자물가가 당분간 5%대로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상승률도 애초 2월 전망치인 3.1%를 크게 상회하는 4% 중반으로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결국 물가 인상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올렸다는 얘기다.
금통위 관계자는 "대내외 여건이 그리 좋지 않음에도 국내 경제가 회복세다. 하지만 물가는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당분간은 물가에 더 중점을 두고 통화 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물가 상승뿐 아니라 미국 통화 당국의 움직임도 우리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의 추가 '빅 스텝'(한 번에 금리를 0.5%p 올리는 조치) 조치가 따를 경우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달 초 22년 만에 빅 스텝을 밟으면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0.25∼0.50%에서 0.75∼1.00%로 0.50%p 올렸다. 이로 인해 당시 한국(1.50%)과 미국(0.75∼1.00%)의 기준금리 격차는 0.50∼0.75%p로 좁혀졌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우리보다 높으면 해외자금이 이탈하고 원, 달러 환율이 급등해 물가 상승 우려도 커진다. 우리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높지만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경우도 마찬가지다. 원화는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국제 결제와 금융 거래의 기본 화폐)가 아니어서다. 미 연준 역시 인플레이션을 방어하기 위해 추가로 금리 인상을 시사한 바 있어 앞으로 기준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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