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기업 1천조원 투자…구미 '반도체'·포항 '배터리' 유치 전면전

대구경북 산업도시들 "유치 전면전…산업기반 업그레이드 하자"
구미, 삼성 스마트폰 생산기지 구축…차세대 통신 투자 최적
포항, 블루밸리 산단에 가속기 기반 2차전지 육성 생태계 조성
포스코도 제철소에 4조5천억원 투자 "사업 경쟁력 제고"

최근 분양 중인 경북 구미 5국가산업단지 일대 전경. 매일신문 DB
최근 분양 중인 경북 구미 5국가산업단지 일대 전경. 매일신문 DB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삼성전자 스마트시티(구미사업장) 전경. 매일신문 DB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삼성전자 스마트시티(구미사업장) 전경. 매일신문 DB

삼성·현대차·롯데·한화 등 대기업들의 1천조 원대 대규모 투자 계획 발표에 대구경북 산업도시들이 투자 유치에 소매를 걷었다.

특히 삼성, 한화 등의 주력사업장과 협력업체, 물론 모빌리티, 자동차 부품 업체들이 수백 개씩 포진하고 있는 구미와 배터리, 바이오, 수소와 철강 등에 집중하는 이른바 '3+1 전략'을 발전 비전으로 둔 포항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삼성 스마트폰, 방산 사업장 등 구축 구미 "투자 유치 최적지".

국내 유일의 삼성 스마트폰 생산기지인 삼성전자 스마트시티(구미사업장)가 있는 구미는 삼성의 투자계획 중 5G·6G 통신모뎀 등 초고속통신 반도체 분야가 포함돼 투자와 직접적 연관성을 갖추고 있다.

구미가 기존 3G·4G·5G 통신을 선도하며 차세대 통신 핵심 기술을 보유한 만큼 6G 등 초고속통신 반도체와 관련한 R&D, 무선제품 적용 등의 연관 있는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최적지'라는 평가다.

삼성은 또 '미래 삼성'을 주도할 청년 고용도 대폭 확대할 계획이어서 구미는 혁신창업, 스마트팩토리 등을 지원하는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등을 통해 고용창출 성과도 크게 기대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발표된 투자계획이어서 계열사별로 구체적인 투자계획이 전달된 건 없다. 하지만 발표된 투자 계획에 포함된 5G·6G 통신모뎀 등 관련은 스마트폰 생산기지인 구미와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방산·우주항공 등 3개 분야에 37조6천억 원을 쏟아붓는 한화 그룹과도 구미는 각별하다. 구미산단에는 방산업체 한화시스템, 한화 등 2개 사업장이 있어 이번 투자와 관련 직간접적인 낙수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구미산단 내에는 방위산업 협력업체 250여 곳을 비롯해 관련 기관단체가 포진해 있는 등 각종 인프라가 풍부해 방산과 관련한 투자의 '핵심지'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구미산단 내에는 자동차 부품 관련 협력 중소업체가 200여 곳에 달하는 등 현대그룹, 롯데그룹, LG그룹의 투자 계획과도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구미5산단을 중심으로 이차전지, 반도체, 미래자동차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에 기업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구미5산단 내 입주를 확정한 기업 68곳의 업종 상당수는 이차전지, 반도체, 미래자동차 소부장 산업으로 '구미형일자리 사업'으로 추진되는 LG화학의 신설법인 LG BCM이 이차전지 양극재 공장을 신축 중이며, ㈜원익큐엔씨는 반도체·디스플레이용 소재부품 제조공장 투자를 진행 중이다.

또 자동화 설비 전문기업 ㈜톱텍은 이차전지 자동화 장비 생산라인 신설을 위해 오는 2023년까지 42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고, ㈜피엔티는 이차전지 생산 설비 제조공장을, ㈜대진기계는 반도체·2차전지 생산장비 제조공장 신설에 투자를 진행 중이다.

구미산단 내에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계열사 3곳의 사업장이 있어 이번 LG그룹의 대규모 투자 계획과 직간접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SK는 구미산단에 반도체 웨이퍼 제조업체 SK실트론을 두고 있다. 이미 SK실트론은 지난 3월 대규모 증설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향후 3년간 구미 3산단 4만2천여㎡ 부지에 1조495억 원을 투자해 300㎜ 웨이퍼 공장을 신설한다. 이번 투자계획으로 투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 전경. 매일신문 DB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 전경. 매일신문 DB

◆배터리산업 등 집중 포항, 포스코그룹 투자와도 직결

포항은 대기업들의 투자 분야가 중 유치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분야는 배터리 산업으로 본다.

포항시는 2019년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 지정 이후 핵심 전략사업으로 이차전지 산업 육성과 관련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집중하고 있다. 그간 에코프로, 포스코케미칼, GS건설 등 이차전지 BIG3 기업을 포함한 관련 기업 10여 개에, 고용 3천여 명을 창출했다.

또한 특구 활성화와 함께 실증연구, 기술개발, 기업유치 등 이차전지 산업 육성의 전진기지 역할을 수행할 '이차전지 종합관리센터'가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 내 준공했고, 가속기 기반 '차세대 이차전지 상용화 지원센터' 등 관련 인프라를 확충해 나가며 이차전지 산업 육성 생태계를 완성해 나가고 있다.

포항시는 바이오 분야도 투자 유치 경쟁력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2020년 '바이오오픈이노베이션센터'(BOIC)를 시작으로 강소연구개발특구인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 내 '포항지식산업센터'와 포스텍 내 '포항체인지업그라운드'가 지난해 문을 열었다. '세포막단백질연구소', '그린백신실증지원센터'도 차례로 준공했다. 바이오 기업들의 연구·개발을 위한 입주공간과 인프라가 충분히 마련돼 있다.

한미사이언스와 스마트 헬스케어 사업을 위한 3천억 원 규모의 MOU를 비롯해,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 내 바이오 신약 관련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바이오산업 활성화를 위해 연구중심 의과대학, 스마트병원 설립 등 기반 조성을 통해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포항은 지난 2019년 정부의 수소산업 클러스터 공모사업에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포항시는 향후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 '수소연료전지 발전 클러스터'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직접 건설·운영하는 20㎿ 규모의 수소연료전지 발전소와 ㈜에프씨아이의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생산공장을 유치해 수소연료전지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기반도 마련하고 있다.

특히, 포스텍은 2023학년도부터 반도체공학과 신입생을 모집한다. 이 학과는 삼성전자와 포스텍이 계약을 맺고 반도체 연구인력을 집중 육성하게 된다.

2023학년도부터 향후 5년간 채용 조건형 반도체공학과는 40명으로 5년간 졸업생 200명을 배출하게 된다. 대학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정에 최적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삼성은 대학에 재정 지원과 함께 졸업생을 전원을 채용한다는 것이다.

포항시는 대기업들의 투자 관련 정보를 다각도로 취합하는 한편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포항이 기존에 추진하고 있거나 추진할 산업분야에 대한 맞춤형 투자분야를 발굴하고 해당 대기업에 적극적으로 마케팅한다는 전략이다.

포스코그룹의 투자 계획은 포항과 직결된다. 포스코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그린 철강 ▷이차전지소재 및 수소 등 친환경미래소재 ▷친환경인프라 ▷미래기술투자 등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포항지역 경제와 직결된 포항제철소에는 코크스 공장과 열연 공장 가열로, 야드 밀폐화 등의 사업에 모두 4조5천억 원을 투자해 지역 경제활성화를 견인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우선 6기 코크스 공장과 2열연 공장 가열로 등에 1조7천억 원, 원료가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야드를 밀폐화하는 작업과 코크스 정비 작업을 통한 합리화 사업에 2조8천억 원을 올해 내 투자 마무리 짓기로 했다.

이와는 별도로 안전관리강화를 위한 투자도 강화한다. 로봇과 AI(인공지능), 자동화 시스템 등 스마트 기술을 활용해 제철소 내 안전관리를 지원하는 사업인데, 적어도 1조 원 이상은 투자될 전망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기업가치를 현재보다 3배 이상 높이는 것이 포스코 투자의 최종 목표"라며 "앞으로 철강, 이차전지소재,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 건축·인프라, 식량 등 핵심사업 경쟁력 제고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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