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문재인 정권이 망쳐 놓은 국정원, 대대적 혁신 시급하다

국회 정보위원회가 26일 전체회의를 열고 김규현 국가정보원장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를 채택했다. 정보위 여당 간사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대북 관계가 엄중해서 신속히 대통령이 국정원장을 임명할 것"이라며 "업무를 바로 시작할 수 있도록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현재 국정원의 직무 범위는 많이 축소됐다. 국내 보안 정보를 뺐고 2024년 1월 이후에는 대공수사권도 경찰로 넘어간다. 국내 정치 관여와 간첩 조작 등 어두운 과거를 청산하고 북한과 해외 전문 정보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함이다.

문제는 정보라는 것이 국내와 국외를 두부모 자르듯이 나누기 어렵다는 점이다. 특정 정보의 어디까지가 국내 정보이고 어디서부터가 해외 정보인지 가르는 기준은 없다. 서훈 전 국정원장이 "해외 정보와 국내 정보를 물리적으로 구분하기 어렵다"고 한 이유다. 그런 점에서 국내 보안 정보 수집 금지는 국정원의 활동에 상당한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 현재 국정원법대로라면 북한 등 적성국 정보원이 해외에서 활동하다 국내로 잠입해 암약하는 사실을 포착해도 추적·조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김 후보자는 이런 한계를 안고 국정원을 북한과 해외 전문 정보기관으로 만들어야 하는 임무가 주어졌다. 김 후보자는 이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25일 국회 정보위 인사청문회에서 "북한 정보 역량을 대폭 강화하겠다"며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같은 일류 정보기관이 되도록 개혁 또 개혁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이 스스로 비핵화할 의지는 거의 없다"고 했으며, '문재인 정부에서 김정은이 비핵화 의지가 있다는 이야기를 대통령과 안보실장이 한 것은 북한의 의도를 정확히 분석해야 할 국정원이 책무를 제대로 못 한 결과'라는 지적에도 "동의한다"고 했다. 국정원이 문재인 대통령에 '코드'를 맞춰 본분을 망각했다는 얘기다. 이런 판단의 다음 수순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 자명하다. 국정원에 낀 '문재인 정부'의 적폐를 말끔히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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