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물가·민생 특단 대책 통해 국민 삶 보듬어라

윤석열 정부가 다음 주 물가와 민생에 대한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정부 대책에는 식료품·외식 등 생활 물가 안정과 주거·교육비 등 생계비 안정 방안까지 정부가 실행할 수 있는 조치가 담길 것이라고 한다.

정부가 물가·민생 대책 마련에 팔을 걷고 나설 만큼 국민이 직면한 경제 상황은 심각하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 공급망 차질 등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8% 뛰었다. 2008년 10월(4.8%)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내주 발표될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물가 안정을 위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4년 9개월 만에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렸다. 그만큼 물가 상승률이 가파르고 이로 인한 경제적 파장이 심각하다는 의미다. 여기에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0%에서 2.7%로 낮아졌다.

물가 및 금리 상승으로 서민과 자영업자 등 국민 삶이 팍팍해지고 있다. 정부의 당초 물가 안정 목표가 2.0%인 것을 감안하면 지금의 물가 상승으로 인한 충격파는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품목마다 한 자릿수 인상률을 보기 힘들어 소비자들이 아우성을 치고 있다. 또한 가계 부채가 1천860조 원에 달한 상태에서 지난해 8월 이후 9개월 만에 기준금리가 1.25%포인트 올랐다. 이 기간 가계 이자는 17조 원, 1인당 82만 원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대출을 크게 늘린 청년층·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의 이자 부담이 빠르게 불어나 고통지수가 감내하기 힘들 정도로 치솟았다.

지금 정부가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물가를 잡아 국민 삶을 안정시키는 것이다. 민생에 가장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식료품·외식 등 생활 물가 안정과 주거·교육비 등 생계비 경감 노력이 시급하다. 다음 주 5%대의 5월 물가가 발표되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 당분간 통화 정책을 물가를 중심으로 운용하는 게 맞다.

비상한 각오로 정부는 다음 주 발표할 물가·민생 대책에 동원 가능한 방안들을 망라해 발표해야 한다. 인플레이션으로 민생이 무너지는 사태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 취약계층 지원 등 가계부채 연착륙 대책과 관세 등을 통한 탄력적 물가 조절 방안도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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