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머슴 변신·3천배·삭발 투혼까지…이색선거 운동 눈길

퇴근차량 향해 1시간씩 큰절…며느리 눈물 어린 지지 호소
친환경 무소음 스쿠터 유세

포항시의원 카선거구에 출마한 이석윤 후보가 슈퍼맨 복장을 착용한 채 유세 현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동우 기자(왼쪽)/포항 시의원 다선거구의 채영우 후보가 머슴 복장에 지게를 짊어지고 유권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신동우 기자

지난 23일 안동시 정하동 한 대로에서 이 지역 마선거구 시의원에 출마한 박경흠 후보가 퇴근 차량에 큰 절을 올리고 있다. 전종훈 기자

6·1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한 대구경북 후보들의 이색 선거운동이 화제다. 3천배, 슈퍼맨 코스튬, 삭발 등 홍보전은 제각각이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는 각오는 한 마음이다.

경북 안동 시의원(마선거구)에 출마한 박경흠 무소속 후보는 지난 23일부터 저녁 시간만 되면 정하동 한 대로에서 퇴근 차량에 1시간씩 큰 절을 한다. 그는 하루에 200~300배, 오는 1일 본투표 전까지 3천배를 하며 시민들에게 자신의 진정성을 호소할 예정이다.

박 후보는 "시의원이 시민 대표지만 누구보다 시민을 위해 일해야 하고 시민을 잘 섬기는 마음 자세를 기본적으로 가져야 한다. 말보다 행동, 강한 의지를 보여 주기 위해 매일 시민들에게 절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 포항 시의원(카선거구)에 출마한 이석윤 국민의힘 후보는 슈퍼맨 복장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그는 우연히 본 히어로 영화의 포스터를 보고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이 후보는 "일부에서는 재선의원의 권위도 생각해야 하지 않느냐는 우려도 있다. 주민들이 좋아하시는데 권위는 무슨 권위냐는 생각에 올해도 슈퍼맨을 하기로 했다"면서 "선거는 민주주의의 축제이다. 즐겁고 재미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포항 시의원(다선거구)에 출마한 채영우 무소속 후보는 희색 한복 차림에 지게를 짊어지고 유세를 펼친다. 채 후보는 스스로에게 '머슴일을 하는 지게꾼'이라는 별명까지 붙였다.

채 후보는 "많은 정치인이 선거철에만 일꾼을 자처하고 이후에는 오히려 상전처럼 군다. 진정한 풀뿌리민주주의는 유권자가 꼭 주인이어야 한다"면서 "동네의 모든 힘든 일을 지금 이 지게에 짊어지겠다. 머슴처럼 부려 달라"고 했다.

경북 도의원(봉화)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권영만 후보는 삭발 투혼과 며느리의 눈물 어린 지지 호소로 유권자들의 표심을 흔들고 있다.

재선 도의원을 지낸 권 후보는 지난 19일 머리를 삭발하며 "마지막으로 봉화를 위해 헌신할 수 있도록 해 달라"며 3선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며느리 최지은 씨는 지난 24일 유세장에서 눈물로 시아버지의 사연을 소개,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서재헌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가 29일 오후 대구 달성군 사문진나루터 찾아 시민들과 이야기 나누며 지지호소를 하고 있다. 왼발에는 빨간색 운동화, 오른발에는 파랑색 운동화를 신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대구시장에 출마한 서재헌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왼발에는 빨간색 운동화, 오른발에는 파랑색 운동화를 신고 유세를 펼친다.

국민의힘 일당 독점 체제에서 민주당의 견제와 균형이 중요하다는 의미를 담았다.

대구 동구 의원(가선거구)에 출마한 우영식 민주당 후보는 친환경 무소음 스쿠터를 타고 선거운동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일반 유세차가 시민들에게 소음과 매연 피해를 주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아이디어를 떠올렸다는 후문이다.

대구 동구 의원(가선거구)에 출마한 우영식 민주당 후보가 친환경 무소음 스쿠터를 타고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우영식 캠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