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공공기관 지방 이전, 대구경북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공공기관 지방 이전 논의가 무르익으며 지방자치단체들의 유치전에 불이 붙을 전망이다. 공공기관 이전은 윤석열 정부의 주요 국정 과제로 다뤄졌다. 지역 균형 발전 등 이전 명분은 충분하다. 아직도 공공기관의 44%가 수도권에 있다. 김병준 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도 지난 23일 활동 결과 브리핑에서 "상당히 폭넓은 수준의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큰 장이 열린 셈이다. 삼성, SK 등 대기업도 최근 940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펼쳤다. 지역 산업 지도를 바꿀 전환점으로 삼을 수 있는 때다. 우리 지역은 노무현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서 한국수력원자력(경주), 한국도로공사(김천), 한국가스공사(대구) 등 굵직한 공공기관을 유치했다. 물론 이전한 지 10년 안팎인 이들 기관이 지역에 뿌리내렸다고 말하긴 어렵다. 다만 지역 분위기 쇄신에 마중물이 된 건 틀림없다. 윤 정부에서 진행될 공공기관 이전에 지자체의 촉각이 곤두선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윤 정부의 공공기관 이전에 대응해 부산과 전남은 기민하게 움직인다. KDB산업은행 부산 이전은 정부 내 공감대 형성이 빠르게 진행되는 기류가 포착되고 있다고 한다. 나아가 부산은 금융 중심지를 표방하며 한국수출입은행, 수협중앙회 이전까지 넘본다. 전남도 농생명산업 융복합화 등 어젠다를 선점했다. 농협중앙회·은행 본사 이전을 정부에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대구는 IBK기업은행, 한국산업기술진흥원 등 18개 공공기관의 유치를 희망한다고 현 정부에 피력한 바 있다.

대구경북도 지역의 역량과 가능성을 내세우되 체계적인 전략으로 나서야 한다. 다다익선이라는 식으로 공공기관 유치에 나서는 건 안일하다. 지역 산업 생태계와 어우러질 수 있는 공공기관 유치여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IBK기업은행 유치 등 지역 산업계가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기관 유치에는 특히 과감해야 한다. 어떤 기관이 오느냐에 따라 산업 생태계와 미래 먹거리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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